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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캡틴 마블’ㆍ내달 ‘어벤져스4’… 한국 영화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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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캡틴 마블’ㆍ내달 ‘어벤져스4’… 한국 영화 대피령

입력
2019.03.05 14:45
수정
2019.03.05 21: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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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 마블’은 어벤져스가 결성되기 이전 이야기를 다룬다. ‘퍼스트 어벤져’(2011)에 잠시 냉전 시대가 그려진 것을 제외하면 마블 영화들 중 시대 배경이 가장 앞선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캡틴 마블’은 어벤져스가 결성되기 이전 이야기를 다룬다. ‘퍼스트 어벤져’(2011)에 잠시 냉전 시대가 그려진 것을 제외하면 마블 영화들 중 시대 배경이 가장 앞선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봄을 맞은 극장가에 마블 영화의 무차별 공습이 시작됐다. 6일 개봉하는 ‘캡틴 마블’에 이어서 다음달 25일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이 출격한다. 혼자서도 전투력이 극강인데 쌍두마차 격으로 연달아 공세를 퍼부으니 당해 낼 도리가 없다.

일찌감치 흥행 지표들이 요동쳤다. ‘캡틴 마블’은 예매 관객만 40만명(5일 오후 9시 기준)이상 확보하고 흥행 출발선에 섰다. 실시간 예매율은 90%에 육박했다. 멀티플렉스 상영 시간표도 ‘캡틴 마블’로 도배됐다. 1개월여 뒤 ‘어벤져스4’에서도 똑같이 반복될 현상이다.

‘캡틴 마블’은 마블이 새로 선보이는 여성 슈퍼히어로 영화다. 극의 배경은 1995년. 어벤져스가 결성되기 이전이다. 공군 파일럿 시절의 기억을 잃은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쉴드 요원 닉 퓨리(사뮤엘 L. 잭슨)를 만나 내면의 초능력을 깨닫고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캡틴 마블의 탄생기를 중심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 불리는 마블 세계관에 발판이 되는 과거사가 그려진다. 어벤져스 결성과 관련한 단서도 등장한다.

‘캡틴 마블’이 이토록 관심을 받는 건 ‘어벤져스4’ 때문이다. 앞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3’)의 쿠키 영상에서 닉 퓨리가 다급하게 캡틴 마블을 호출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캡틴 마블’은 ‘어벤져스4’ 관람을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이자 ‘선행 학습’으로 인식돼 있다. 관객들은 ‘낚인다’는 걸 알면서도 또 다시 걸려드는 수밖에 없다.

이제 관심은 본 게임인 ‘어벤져스4’가 얼마나 폭발력을 발휘할지에 쏠린다. 우주 최강 악당 타노스가 우주 생명체 절반을 없애 버린 상황에서 남아 있는 슈퍼히어로들과 캡틴 마블은 위기에 빠진 우주를 구해야 한다. 지난해 ‘어벤져스3’는 개봉 초기 상영점유율이 77.4%까지 치솟으며 단숨에 1,121만 관객을 동원했다. ‘어벤져스4’도 1,000만 돌파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캡틴 마블은 마블이 새로 선보이는 여성 슈퍼히어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캡틴 마블은 마블이 새로 선보이는 여성 슈퍼히어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개별 영화들이 맞물리며 서로 예고편 역할을 하는 마블의 스토리 전략이 ‘캡틴 마블’과 ‘어벤져스4’에서 한층 극대화된 효과를 거둘 거라고 극장들은 예상하고 있다. 멀티플렉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블랙 팬서’와 ‘어벤져스3’가 불과 2개월 간격을 두고 각각 2월과 4월에 개봉해 엄청난 시너지를 내면서 마블의 연속 개봉 전략이 자리잡는 분위기”라며 “‘어벤져스4’가 전편의 흥행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이고 ‘캡틴 마블’도 ‘블랙 팬서’(누적관객수 540만명) 수준으로 관객몰이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영화는 어느새 극장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마치 대피령이라도 떨어진 듯한 분위기다. ‘캡틴 마블’이 관객 싹쓸이를 끝낸 이후인 3월 말, ‘어벤져스4’가 개봉하기 이전인 4월 초 틈새를 노려 집중 개봉한다. 한석규와 설경구가 호흡을 맞춘 ‘우상’과 주식 브로커의 세계를 그린 ‘돈’은 20일에 관객을 만나고, ‘아저씨’(2010) 이정범 감독의 신작 ‘악질경찰’은 21일, ‘썬키스 패밀리’는 이달 말 개봉을 예고했다.

2008년 ‘아이언맨’부터 지난해 ‘앤트맨과 와스프’까지 10년간 마블 스튜디오가 선보인 슈퍼히어로 영화 20편 중 8편이 4월 말에 개봉했다. 3월 말 개봉 1편과 5월 초 개봉 1편까지 포함하면 봄 개봉작이 전체 마블 영화의 절반인 10편에 달한다. ‘봄은 마블의 계절’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4~5월엔 마블, 7~8월은 한국 영화’로 어느새 패턴화됐다. 투자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마블 영화에 맞서는 건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며 “마블 영화의 위력은 가히 쓰나미 수준이라 낙수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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