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는 단상 위에 오른 할머니들이 부둥켜 안고 울고 있다. 남북으로 떨어져 살다 50여년 만에 일본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다.
남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사진전이 처음으로 열린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아 오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이트 제2전시장에서 ‘남과 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 사진전을 개최한다.
북측에서 최초 공개 증언한 리경생(1917~2004년) 할머니를 비롯해 김대일(1916~2005년), 곽금녀(1924~2007년) 등 북측 피해자 14명과 김복동(1926~2019년), 황금주(1922~2013년), 윤두리(1928~2009년) 등 남측 피해자 10명의 사진과 증언이 전시된다. 이들의 일상을 각각 담은 사진들은 물론 같은 위안소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김영실(북측) 할머니와 김학순(남측) 할머니가 1992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일본의 전후 보상에 관한 국제공청회’ 증언장에서 만난 순간 등을 기록한 사진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일본의 포토 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伊藤孝司)와 안해룡 다큐멘터리 감독이 각각 북측과 남측의 피해 생존자들을 촬영한 사진들로 채워진다. 개회식(6일 오후 2시)과 함께 진행될 두 작가의 대담에서는 특히 이토 다카시가 자신이 만난 북측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증언과 평양 취재 과정 등을 관람객에게 전할 예정이다. 북측의 김학순 할머니로 불리는 리경생 할머니는 이토 다카시를 만나 “과거를 밝히고 편안해지고 싶었다. 며칠을 고민한 뒤 방송국에 연락했다”는 등 증언 당시 심경을 밝혔다.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고 자신이 위안부 피해 생존자임을 최초로 증언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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