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폭행 사건과 관련한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16단독으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석철, 이승현 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 문영일 PD, 김창환 회장,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대표 이정현)에 대한 1차 공판이 진행됐다. 문영일 PD는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김창환 회장은 아동학대 및 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이날 문영일 PD 측 변호인은 폭행 등 혐의에 대해 인정했지만,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 측 변호인은 "폭행을 방조하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를 다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미디어라인 측이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온 "문영일 PD의 폭행은 있었지만, 김창환 회장은 이를 교사 내지 방조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같은 내용이다.
이에 대해 공판 이후 이석철, 이승현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의 정지석 변호사는 본지에 "김창환 회장이 오늘 공소사실을 부인할 건 예상했던 바"라면서도 "검찰이 제출한 진술조서 등의 증거가 있는 상황이다. 다음 달에 진행될 다음 재판에서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증인 신문에 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되면 오는 4월 19일 오후 3시로 예고된 다음 재판을 통해 지난해 10월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이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김창환 회장과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마주하게 된다. 정지석 변호사는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중간에 김창환 회장과 따로 만난 적은 없다. 다음 공판장에서 증인과 피고인으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이석철, 이승현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영일 PD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고, 김창환 회장은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는 경찰 수사를 받은 이후 같은 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문영일 PD를 매우 혼냈다. 이석철, 이승현의 아버지의 추가 체벌이 의심된다"고 반박했다. 이런 주장 이후 이석철, 이승현 측 정지석 변호사는 "이석철과 이승현의 아버지는 파리 한 마리 잡아본 적 없는 사람"이라며 "피해자들에 대한 2차, 3차 가해"를 지적하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올해는 폭행 사건 외에 또 다른 사건으로도 양측이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다. 미디어라인 측은 1월 중순 이석철과 그의 아버지를 특수절도 혐의로 고소했고, 이석철, 이승현과 그들의 아버지는 1월 말 김창환 회장 등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두 사건은 현재 방배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또한 정지석 변호사는 이달 3일 첫 공판에 대해 안내하면서 "이석철, 이승현 군은 위 폭행 가해자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미디어라인에 대해서는 계약기간 동안의 정산금에 관하여 전속계약서상의 중재특약에 따라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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