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호화 가택연금에 밴쿠버가 분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 중국 구금된 캐나다인과 대조적 처우에 반감
‘67억 호화 맨션’과 ‘컴컴한 비밀 구치소’.
미국과 중국의 화웨이 그룹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각각 캐나다와 중국에 볼모 신세로 잡힌 두 인물의 극단적으로 다른 상황 때문에 캐나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 그룹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형식만 가택연금일 뿐 호화 저택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반면, 중국의 보복으로 억류된 캐나다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 등은 비좁고 어두운 구치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도주하지 못하도록 전자발찌가 채워졌기는 하지만 사실상 자유롭게 밴쿠버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다. 밴쿠버에는 각각 1,650만 캐나다달러(135억원), 600만 캐나다달러에 달하는 그의 고급 맨션이 있다. 밤 11시까지 외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밴쿠버 시내 혹은 외곽에서 외식과 쇼핑도 즐기거나 딤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뒤 호화 저택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멍 부회장과 달리, 중국에 억류된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 국적자는 사실상 인권이 무시되는 대우를 받고 있다. 소재조차 파악하기 힘든 비밀 구치소에 수감돼 변호사는커녕 가족 접견도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의 앤디 얀 교수는 “멍 부회장은 밴쿠버를 돈을 주면 자유를 구입하고 은신처처럼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며 “두 명의 캐나다인이 중국 감옥에 앉아있는 반면 멍 부회장은 호화 맨션에 수감된 것에 대해 캐나다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관영언론의 편파 보도로 멍 부회장에게 다른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중국인들은 중국 기술의 ‘자부심’인 화웨이가 미국에게 핍박을 받고 있으며 멍 부회장도 ‘타지에서 고통 받는 공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4일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화웨이는 힘내라’라는 논평을 통해 “화웨이는 이번 소송을 통해 멍완저우 부회장의 결백을 지키고 미국의 공세를 피해야 한다”며 멍 부회장의 수감을 국가적 차원의 일로 부각시켰다.
한편 화웨이는 '보안 위협을 이유로 자사 장비를 배제한 것은 부당하다'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며 여론 조성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멍 부회장은 전날 자신의 체포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캐나다 정부에 대해서도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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