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소식통들 인용해 보도… “미국, 애초 목표 달성엔 실패할 가능성 높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두 나라가 서로의 수출품에 퍼부었던 ‘관세 폭탄’은 철회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애초 설정했던 목표인 ‘중국 경제 구조의 실질적 변화’는 이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NYT 보도에 따르면, 미중 양측은 현재 상당 부분에서 의견 접근을 이뤄 잠정 합의에 도달한 상태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의 수입량을 대폭 늘리는 한편, 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입 장벽을 일부 낮추기로 했다. 아울러 합의 위반 시 고율관세를 즉각 되살리는 ‘합의 이행 강제장치’도 수용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 가운데 최소 2,000억달러어치 상당 제품의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NYT는 “(다만) 중요한 세부사항들이 아직 조율 중이어서,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개시하면서 꺼내든 명분인 ‘중국의 불공정 관행’과 관련한 합의는 봉합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산업ㆍ통상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한참 못 미치는 쪽으로 협상이 타결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이 신문에 “중국의 보조금 지급 삭감 약속은 너무 광범위한 반면, 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차별을 겨냥한 문구는 너무 모호해서 시행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해 왔던 사이버 절도, 보조금 지급 등도 중국 정부가 축소하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세부사항 조율은 중국의 오랜 사업 관행을 실질적으로는 거의 못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을 위한 ‘최종 단계(final stage)’에 진입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정식 합의를 도출하는 시점을 이달 27일쯤이라고 특정하기도 했다.
물론 막판 변수는 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변심’ 가능성이다. 에스워 프라사드 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중국 측은 합의 직전까지 다가간 다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 행정부나 언론 등의 강경한 목소리 때문에 (요구사항과 관련한) 더 많은 압력을 가할까 봐 계속해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