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4일 개학연기 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경 대응 원칙 고수와 여론 악화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유총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한유총이 전개했던 ’개학연기’ 준법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한다”며 “한유총의 ‘개학연기’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일부로 각 유치원은 자체 판단에 의해 개학해 주시기 바란다”며 “학부모들의 염려를 더 이상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한유총은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을 포함한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침에 반대하며 이날부터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에 돌입했다. 한유총은 예정된 개학일을 특별한 절차 없이 미루는 것은 유아교육법 위반이라는 교육부의 지적에도 학사 일정 조정은 ‘원장의 권한’이라며 개학연기를 밀어붙였다.
한유총의 이 같은 결정은 ‘아이를 볼모로 삼는다’는 여론이 악화한 데다 정부가 즉시 형사고발하겠다는 강경 대응을 예고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날 밤까지만 해도 개학연기를 예고한 유치원은 서울에서 26곳이었지만 다음날인 4일 오후2시 기준 12곳으로 급감하는 등 속속 개학연기를 철회하는 유치원들이 등장했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또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수일 내로 거취표명을 포함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이사장 직에서 물러날 것을 시사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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