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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ㆍ최장… 더 독해진 초미세먼지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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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ㆍ최장… 더 독해진 초미세먼지 테러

입력
2019.03.04 17:42
수정
2019.03.05 09: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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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상 첫 5일째 비상저감조치… “이달 중순까지 맑은 하늘 보기 힘들 듯”

경기도 수원, 안산, 안양 등 중부권에 초미세먼지(PM 2.5) 경보가 발령된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봉영로 일대가 미세먼지로 시야가 뿌옇다. 수원=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 안산, 안양 등 중부권에 초미세먼지(PM 2.5) 경보가 발령된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봉영로 일대가 미세먼지로 시야가 뿌옇다. 수원= 연합뉴스
서울 초미세먼지 수치 -- 송정근기자
서울 초미세먼지 수치 -- 송정근기자

5일 서울에 사상 처음으로 닷새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은 이번 달 역대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새해 첫날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기준인 ㎥당 36㎍(마이크로그램ㆍ1㎍=100만분의 1g) 이상을 기록한 날은 23일로, 같은 기간 기준으로 정부가 초미세먼지 공식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2015년에는 이 기간 ‘나쁨’ 일수가 12일이었는데 4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4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하루 평균 농도가 오후 9시 기준 113㎍/㎥까지 치솟는 등 이번 달의 대기질은 최악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울은 이날까지 나흘 연속 초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는데 당장 중순까지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인 대기정체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5일 서울은 ‘매우 나쁨’, 6일에도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미세먼지의 공습은 목요일인 7일쯤 잠시 주춤했다가 주말에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3월은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와 몽골 고원 지역을 덮고 있던 눈이 녹으면서 한반도가 직접적인 황사 영향권에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연중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지난해에도 서울의 3월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4.2㎍/㎥로 1년 중 가장 높았고, 31일 중 13일이 ‘나쁨’ 이상의 농도였다. 2017년엔 무려 18일이 36㎍/㎥ 이상을 나타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현재로선 13, 14일까지 대륙고기압이 대기정체를 풀어줄 만큼 확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3, 4월은 황사가 넘어오면서 미세먼지 수치가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일수 추이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일수 추이_김경진기자

평년보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2월 말~3월 초 대기질은 최악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초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13일째 이어지고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하로 내려간 건 지난달 26일 단 하루뿐이다. 역대 최장 기록인 8일간 미세먼지 농도 ‘나쁨’ 이상을 기록했던 지난해 3월 말보다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5일 전국 12개 시ㆍ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전을 제외한 충청권은 사상 최초로 닷새 연속 시행된다. 제주에도 사상 최초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그러나 국외 미세먼지 유입, 대기정체 등 외부 요인이 워낙 커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조감조치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 3ㆍ1절 연휴에는 휴일이라는 이유로 행정ㆍ공공기관 차량2부제가 시행되지 않은 반면 나들이 차량이 급증하면서 차량 미세먼지 배출 저감 효과는 사실상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장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미세먼지 발생 요인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노력”이라며 “일부분 발생량을 줄였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국외 영향, 기상 여건 등으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를 눈에 띌 만큼 크게 떨어뜨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잇단 비상저감조치에도 미세먼지 수치가 계속 상승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4일 세종청사에서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10개 시ㆍ도 부단체장들과 긴급 점검 영상회의를 갖고 “각 시ㆍ도는 고농도 미세먼지를 재난 상황으로 인식하고 빈틈없이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대응 상황 점검에 그쳤다.

짙게 낀 미세먼지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이유는 국내에서 생성된 미세먼지에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더해진 것뿐만 아니라 대기정체로 탁한 공기가 한반도 인근에 묶여 있어서다. 김록호 국립환경과학원 예보관은 “3월 초부터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된 이후 대기정체까지 더해져 농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동풍이 불어 북서해상까지 물러났던 미세먼지가 다시 북서풍을 타고 남동쪽으로 내려오며 장기간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7일쯤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약간 받아 대기정체가 조금 풀렸다가 8일 이후 다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겠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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