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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50기 입소식...교수 30명에 학생은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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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50기 입소식...교수 30명에 학생은 1명

입력
2019.03.04 17:37
수정
2019.03.04 21:1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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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상씨 군복무로 늦어져

동기 한 명 없이 혼자 입소

사시 폐지로 마지막 가능성

일본, 사법시험 합격 경력도

50기 사법연수생 입소식이 열린 4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조우상(오른쪽)씨가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50기 사법연수생 입소식이 열린 4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조우상(오른쪽)씨가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품위와 명예를 지킬 것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50기 연수생 조우상!"

4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50기 연수생 입소식. 신입 연수원생 조우상(33)씨가 단상에서 손을 들고 선서했다. 이날 선서는 ‘나홀로’ 선서였다. 입소한 연수원생이 조씨 혼자여서다. 나홀로 선서가 끝나자 이윽고 그를 지도할 30여명의 연수원 교수들이 한 명씩 자리에서 일어나 유일한 연수생 조씨에게 잇달아 인사를 건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조씨는 2015년 5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입대 때문에 연수원 입소를 미뤘다가 이번에서야 50기 과정에 들어왔다. 그가 군복무하는 동안 사법시험은 완전히 폐지됐고 같이 합격했던 사람들은 조씨보다 앞서 연수원 과정을 끝냈다. 선후배 관계 등 모든 것이 ‘연수원 기수’로 정해지는 법조계에서 동기 한 명 없는 ‘50기’가 됐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 더 걱정들이다. 학생이 1명이다 보니 조씨는 예상치 못한 1대1 교습을 받게 됐지만, 상대평가는 불가능해졌고 외부 강사 초청도 어렵다. 연수원은 기존 교육 영상을 활용하거나 현재 2년 차인 49기 연수생들과 수업을 함께 듣게 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정작 조씨는 “혼자 입소해 부담되지만 수료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사법시험에도 합격한 경력이 있어서다. 일본 게이오대, 도쿄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인 그는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11년 일본 사법시험에 먼저 합격한 뒤 4년 뒤 한국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양국 관련 기업 변호나 검찰의 국제 수사 등에 관심이 있다”며 “가깝지만 먼 나라인 두 나라의 법률을 전문적으로 안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부 과정에서 느낀 양국의 법에 대해서는 “일본이 돌다리를 두들기며 조심스럽게 나아간다면, 한국은 적극적으로 함께 만들어나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나홀로’를 넘어 ‘최후의’ 연수원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법시험 합격자 가운데 아직 연수원에 입소하지 않은 사람이 2명 더 있다. 개인적 사정이어서 연수원 안팎에선 51기 연수원생이 탄생하지 않을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1971년 문을 연 사법연수원은 매년 최대 1,000여명의 연수생을 길러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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