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택시기사 유족 청원 글에 20만명 동의
지난해 12월 술에 취해 동전을 던지고 욕설을 하는 승객과 다투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70대 택시기사 유족이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호소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택시기사 A(사망 당시 70)씨 며느리라고 밝힌 B씨는 지난달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전 택시기사 사망사건, 철저한 수사와 엄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합니다, 저희 아버님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4일 오후 3시 30분 현재 20만1,242명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하면 한달 안에 수석비서관이나 정부 부처를 통해 청원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B씨는 “아파트 CC(폐쇄회로)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검토해 본 결과 폭행 사실은 인정이 되나 폭행치사죄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경찰 수사 결과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아버님 부검 결과 (사인은) 스트레스성 급성 심근경색이었는데,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꾸준히 체력을 길러오며 운동을 하셨던 분으로, 사고 한 달 전 받으신 건강검진 결과도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가 술을 마셨다고 하는데, 제발 심신미약 같은 핑계는 대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며 “언어 폭력과 폭행에 대해 강화된 처벌이 필요하며 음주가 동반된 범죄 경우 그 죄의 감경이 아닌 더욱 엄중한 가중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8일 오전 3시쯤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서 C(31)씨와 다투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30여분 만에 숨졌다. A씨는 쓰러지기 전 “술에 취한 손님(C씨)이 욕설을 하고 동전을 집어 던졌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폭행치사 혐의로 C씨를 긴급 체포했으나 주변 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말다툼을 하고 동전을 던진 행위만 확인돼 C씨를 석방한 후 불구속 수사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불친절해 시비가 붙었다. 직접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CCTV, 블랙박스 영상을 다 확인했으나 직접적인 몸싸움은 없었다”라며 “최근 C씨를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