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장 주변 등에 대자보
“학교, 엄격한 징계 약속해 놓고
정직 3개월 권고 솜방망이”
서울대생들이 갑질과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서어서문학과 A교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열린 입학식장 주변에 영어, 독어 등 10개국어 대자보도 붙였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인문대 학생회, 서어서문학과 어울반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A교수특위’)는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 정직 3개월 권고가 부족하니 오세정 총장이 책임지고 A교수를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대 인권센터는 A교수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제자에게 △자신의 논문을 영어로 번역하게 하고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고 △팔짱을 끼게 강요하거나 △신체를 만지는 등 갑질과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며 총장에게 징계를 권고했다.
이를 두고 A교수특위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다. A교수특위는 “피해자들의 제소 내용이 사실로 인정된다면서도 고작 ‘정직 3개월’ 징계를, 그것도 권고하는 데 그쳤다”며 “교수가 성추행을 저지르면 3개월 쉬고 학교로 돌아오라고 명하는 곳이 과연 고등교육기관인 것이냐”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가 A교수특위는 강력한 처벌근거 마련도 촉구하고 나섰다. A교수특위는 “지난해 발생한 ‘사회학과 H교수 갑질ㆍ성희롱’ 사건 당시 정직 3개월 징계에 그친 이후 학교 당국이 엄격한 징계 수준을 뼈대로 한 교원징계규정을 제정하겠다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는 따로 교원징계규정이 없다. 그래서 정직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 사이로 규정한 사립학교법을 준용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문제가 된 A교수 외 서어서문학과 내 다른 교수들도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서어서문학과 학과장 김창민 교수는 “추가로 제기된 의혹은 앞뒤 맥락이 빠지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교수의 의도가 어찌됐든 학생들이 인권을 침해 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잘못된 게 맞으니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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