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보다 뇌 신경세포 생산량을 60%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국책연구기관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뇌연구원은 코소도 요이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이용, 대뇌피질 신경세포를 종전 기술보다 1.6배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대뇌의 가장 바깥에 있는 대뇌피질은 지각과 기억 등 인지역할을 수행한다. 과학계에선 줄기세포로 뇌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 손상된 부위를 복원하면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PS는 체세포를 분화 이전 상태로 되돌린 것으로,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핵심은 iPS가 분화하는 배양지다. 연구진은 틸라피아라는 열대어의 비늘 등 피부에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젤을 만들어 iPS를 배양했다. 콜라겐 젤의 딱딱한 정도(강도)를 인간의 뇌와 비슷한 수준(1,500Pa)로 만든 결과, 기존 플라스틱으로 만든 배양지보다 대뇌피질 신경세포가 60% 이상 더 생산됐다. 150Pa 강도로 제작한 콜라겐에선 대뇌피질 신경세포의 발현량이 오히려 기존보다 떨어졌다. 골격근은 1만2,000Pa, 폐는 200Pa, 체액ㆍ혈액은 50Pa 등 인체 내 조직은 다양한 강도를 갖고 있다. 플라스틱의 강도는 20억~40억Pa다.
코소도 책임연구원은 “뇌의 강도가 신경세포 분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밝혔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며 “특정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 신경 재생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3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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