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망언 사태, 탄핵 부정 지적에
“미래로 가자” “김경수 댓글 조작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4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뒤늦게 예방한 자리에서 설전을 주고받았다. 범 진보진영 야당 대표들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ㆍ18 망언’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탄핵부정’ 발언 등을 지적하자 황 대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황 대표는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예방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임 인사차 정 대표와 이 대표를 차례로 예방했다.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둔 평화당의 정 대표는 초반부터 한국당 김진태ㆍ김순례ㆍ이종명 의원의 ‘5ㆍ18 망언’ 사태에 대한 강경한 후속조치를 강조했다.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5ㆍ18 망언사태가 불거져 황 대표도 고심했으리라 생각한다”며 “전 정권은 광주시민을 짓밟았지만 한국당은 그 이후 새롭게 태어난 당이니 이 문제에 대해 슬기롭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배석자들은 황 대표가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을 지적하며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유성엽 평화당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황 대표가 탄핵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대표가 되면 골치 아프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미래로 가지 못하고 오히려 과거로 가는 탄핵 부정에 대해 다시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문맥 전체를 보면 미래로 가자는 것”이라며 “자꾸 과거에 붙들리는 정책과 행정을 할 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며 오늘을 끌어가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적극 반박했다.

정의당의 이 대표는 작심한 듯 10분에 걸쳐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한국당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 혁신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이라며 “취임일성으로 탄핵을 수용하겠다고 하고, 과거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겠다는 말씀을 하신 만큼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 대표는 “5ㆍ18 망언에 대해 헌법적 가치에 기준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이는 한국당이 일부 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이 될 지, 합리적 보수를 기대하는 국민 입장을 대변할 지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김경수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정의당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조작사건과 어떻게 비교하나”라며 역 질문으로 응수했다. 이 대표는 “원 전 원장의 댓글조작은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서 한 것이고, 김 지사 건은 사인(私人)이 권력에 접근해 댓글을 조작했다는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에 처음 찾아와서 같이 할 많은 일들 중 드루킹을 말씀하시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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