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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교수 “나락에 빠져도 공부가 구원의 손길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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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교수 “나락에 빠져도 공부가 구원의 손길 될 것”

입력
2019.03.04 14:38
수정
2019.03.04 21: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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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서울대 입학식 축사

차량 전복 사고로 휠체어 생활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학년도 입학식에서 이상묵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전동휠체어에 앉아 신입생들에게 학문 탐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학년도 입학식에서 이상묵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전동휠체어에 앉아 신입생들에게 학문 탐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당신의 삶이 나락으로 빠졌을 때 학문이 구원의 손길이 될 것입니다.”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치러진 2019년도 서울대 입학식에서 이상묵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신입생 6,443명에게 전한 메시지는 명료했다. 공부가, 학문이 자신을 구원했노라는 고백이었다.

어쩌면 식상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말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이 교수였기에 학생은 물론, 교직원과 동료 교수들까지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이 교수는 13년 전인 2006년 미국에서 지질조사를 진행하다 차량 전복 사고로 목 아래가 모두 마비됐다. 절망스러웠지만 그 절망을 공부에 대한 몰입으로 이겨냈다. 그는 “책 한 장도 스스로 넘기지 못하지만 보조기구로 읽은 전자 책만 800권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라는 별칭도 이 때문에 생겼다. 이날 전동휠체어를 타고 축사자로 입학식 무대에 오른 것도 이런 자신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교수는 사고 뒤 “평생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질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삶의 의미를 묻던 그의 곁에 있었던 것이 바로 학문이었다. 이 교수는 “추상적인 것을 이해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며 “그런 능력을 가지고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진리는 나의 빛’이란 서울대 표어를 인용해 “삶은 우리 인간이 원대한 우주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이해해 나아가는 과정이기에 오직 진리만이 우리의 앞길을 밝히는 유일한 빛”이라고 덧붙였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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