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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를 언제까지 내야 할지” 개학연기 첫 날 당혹스런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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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를 언제까지 내야 할지” 개학연기 첫 날 당혹스런 학부모들

입력
2019.03.04 11:23
수정
2019.03.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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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강남구 A유치원에서 한 어머니가 두 딸을 등원시키고 있다. 이 유치원은 한유총의 개학연기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으나,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돌봄교실은 운영했다. 박진만 기자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A유치원에서 한 어머니가 두 딸을 등원시키고 있다. 이 유치원은 한유총의 개학연기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으나,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돌봄교실은 운영했다. 박진만 기자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A유치원. 평소 같았으면 통학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과 이를 맞이하는 선생님들로 시끌벅적했을 유치원 앞에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A유치원은 원래 이날 개학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를 연기하고 돌봄 교실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 통학 버스도 운행하지 않았다. 통학 버스 기사는 “일단 오늘은 운행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별 다른 이야기는 못 듣고 대기하라고만 해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출근해 유치원 안팎을 오갔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4일 무기한 개학연기에 돌입했다. 이날 개학연기를 한 유치원은 전날 교육부 집계로 서울 26곳을 포함해 전국 365곳이었다. 다만 개학연기를 하더라도 A유치원처럼 돌봄교실은 운영하다 보니, 우려했던 보육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전국 365곳 중 247곳에서 돌봄교실은 운영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언제까지 이런 혼란이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아이를 맡기면서도 불안한 기색이었다.

아이를 안고 유치원에 맡긴 뒤 다시 출근을 하러 가던 학부모는 “맞벌이 부부라서 많이 불편하다”며 “오늘 반차 쓰고 2시에 데리러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데 도대체 반차를 몇 번이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길어지면 유치원을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통학버스가 운영되지 않아 등원 과정에서도 불편함을 겪는 모습이었다. 오전8시~9시 사이 돌봄교실을 찾은 20명의 원아들은 모두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유치원에 등원했다. 택시를 이용하는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이것 때문에 출근시간 조금 늦겠다고 했다”며 두 딸을 유치원에 바삐 맡긴 뒤 돌아갔다.

손녀를 등원시키던 할머니는 “아이들 볼모로 유치원이 이러면 안 되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손녀딸 손을 잡고 유치원을 찾은 또 다른 할아버지는 격앙된 표정으로 “정부에서 제대로 안 하니까 이런 상태가 발생한다”고 정부 대응의 미숙함을 비판했다.

한편 ‘아이들을 볼모로 하고 있다’는 여론이 악화하자 이날 오전 유치원들은 갑자기 개학연기를 속속 철회하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의 B유치원은 개학연기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어젯밤 9시에 갑자기 개학연기를 철회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아들도 모두 정상적으로 등원했다.

교육부가 지정한 ‘긴급돌봄체계’ 교육 기관이었던 노원구 상계초 병설유치원도 이날 긴급돌봄이 필요한 원아 5명이 올 예정이었으나, 개학연기를 선언한 유치원이 오전8시50분쯤 돌연 이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긴급돌봄 유치원 지정이 해제됐다. 상계초 병설유치원 원감은 “5명 원아들이 다 안 오게 됐다”며 “아이들은 예정대로 소속 유치원으로 등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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