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도자 암살하려 한다” 글 올렸다가 구류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협하는 글을 올린 중국 네티즌들이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중국을 장시간 통과하면서 나온 장난 글일 가능성이 높지만 당국은 이를 묵과하지 않고 엄중히 처벌했다. 중국 정부가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자국민의 ‘테러 위협’을 공개하고 처벌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핑샹(憑祥)시 인민정부는 지난달 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위원장을 향한 위협성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 4명을 사회안전 및 공공질서 문란죄로 처벌했다고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핑샹시가 한때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공지에 따르면 장모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쯤 메신저앱 ‘위챗’에 “어떤 나라의 지도자를 암살하려 한다”며 뜻을 같이하는 동지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튿날 이 같은 사실이 적발돼 구류 15일의 처분을 받았다.
황모씨는 같은 날 오전 3시쯤 위챗에서 “폭탄을 터트리겠다”고 했다가 행정 구류 2일의 처분을 받았으며, 리모씨는 “어떤 나라 지도자에게 어뢰를 던지면 맞을 것인가”라는 댓글을 달아 500위안(약 8만4,000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또 다른 황모씨 역시 같은 달 23일 위챗에 과격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벌금 200위안을 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중국 당국의 이례적인 처벌 공개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다시 중국 내륙을 관통해 평양으로 돌아감에 따라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경고 차원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평양에서 출발, 단둥(丹東)과 톈진(天津), 창사(長沙), 난닝(南寧)을 거쳐 26일 새벽 접경지인 핑샹을 넘어 베트남에 도착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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