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HSBC 챔피언십 역전 우승… 통산 6승
박성현(26ㆍ솔레어)이 남다른 ‘닥공(닥치고 공격) 골프’를 펼치며 일찌감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매년 시즌 초반 고전하길 반복했던 그는 “(시즌 첫)우승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라며 활짝 웃었다.
박성현은 3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ㆍ6,718야드)에서 열린 HSBC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화려한 버디 행진으로 뒤집기 쇼를 펼쳤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 에리야 쭈타누깐(24ㆍ태국)에게 4타 뒤진 공동 8위로 시작한 박성현은 이날에만 버디 9개 보기 1개로 8언더파를 몰아치면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2위 이민지(23ㆍ호주)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8월 인디 위민 인 테크(IWIT) 챔피언십 이후 6개월여 만에 승수를 보탠 박성현은 우승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를 쌓았다.
이날 박성현은 초반부터 티샷을 멀리 때린 뒤 공을 최대한 홀에 가깝게 붙여 버디를 따내는 ‘공격 골프’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대회장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1번부터 3번 홀까지 3연속 버디로 단숨에 선두 경쟁에 뛰어든 박성현은 6,7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전날까지 선두를 달렸던 라이벌 쭈타누깐은 4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며 휘청였고, 13번 홀에서 또 한 번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이후로는 박성현과 이민지가 14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리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승부처는 이민지가 보기로 한 타를 잃은 14번 홀이었다. 같은 시각 앞선 조에서 경기 중이던 박성현이 16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2타 차 앞서기 시작했다. 박성현은 남은 2개 홀을 파로 막아내며 2타 차 선두로 경기를 끝냈고, 이민지의 18번 홀 두 번째 샷이 이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박성현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 후 박성현은 “하루 정도는 몰아치는 날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마지막 날에 잘 나와준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쁘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평소 냉정함을 잃지 않는 성격의 그는 이날 우승 후 “얼떨떨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이날 성적에 스스로도 놀라는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 겨울 전지훈련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고, 전체적으로 좀 더 단단해진 것 같다”며 자신이 세운 시즌 우승 목표(5승) 달성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단 뜻을 전했다.
이날 박성현 우승으로 태극낭자들은 2019시즌 열린 5개 대회에서 절반이 넘는 3승을 합작했다. 이 대회에서도 태극낭자들의 활약은 빛났다.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이 11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고 10언더파를 기록한 김효주(23ㆍ롯데)는 공동 4위에 올랐다. 지은희(33ㆍ한화큐셀), 이정은(24ㆍ대방건설)은 각각 단독 7위와 공동 11위를 기록했고, 이 대회로 시즌을 시작한 박인비(31ㆍKB금융그룹)는 4언더파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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