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팀은 안녕하십니까] LG 류중일 감독
지난달 잇달아 불거진 사건, 사고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LG가 실전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에서 활력을 찾았다. “2차 캠프에서 주전 9명을 정하겠다”고 했던 류중일(56) LG 감독도 캠프 막바지에 마음의 안정을 찾고 2019시즌 전력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1일 LG 캠프 장소인 이시카와 구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라인업 구상을 설명하면서 입단 후주로 3번 타자로 나섰던 베테랑 박용택을 “6번에 고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번부터 5번까지 출루율이 높아 6번에서 터지면 대량 득점이 나온다”며 “(박)용택이는 그 동안 줄곧 중심 타자 역할을 했던 선수인데, 6번 자리로 가면 좀 더 편하게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평소 6번 타순을 ‘폭탄’이라고 설명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던 류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 은퇴를 앞둔 이승엽(은퇴)을 6번에 배치해 팀의 화력을 배가시켰다. 이승엽처럼 박용택 역시 2년 후 예고 은퇴를 한 상황이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가 은퇴 전까지 6번에서 뛰었는데, 그 자리를 편하게 느꼈다”며 “용택이도 승엽이처럼 편안하게 잘 쳐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1~2번 테이블 세터는 이형종, 정주현, 이천웅 세 명 가운데 선택하고, 3~5번 클린업 트리오는 김현수-토미 조셉-채은성으로 고정할 방침이다. 류 감독은 “타순은 계속 바뀌는 것보다 고정되는 게 좋다”며 “지난해 (이)형종이가 1번에서 초반에 잘하다가 중반에 페이스가 떨어졌다. 올해도 극복을 못하면 이천웅과 번갈아 나설 수 있다. 장타력을 갖춘 조셉은 스윙 궤적이 좋아 4번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비에선 핫코너 3루가 가장 큰 고민이다. 1루수 조셉, 2루수 정주현, 유격수 오지환으로 정했지만 3루수는 아직 자리 주인이 없다. 3루수 후보는 김재율, 장시윤, 양종민까지 3명이다. 이들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지속적인 주전 경쟁을 펼친다. 류 감독은 “수비보다 타격이 문제인데, 여러 가지 시험을 통해 3루수를 결정하겠다”며 “기회를 줄 때 잡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발 투수는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임찬규까지 확정됐다. 한 자리를 꿰찰 차우찬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회복이 더뎌 개막 이후 1~2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고 가세할 전망이다. 5선발 자리는 현재 배재준이 앞서 있고, 정우영과 김대현 중 한 명이 차우찬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인 사이드암 정우영은 2차례 연습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쳐 류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류 감독은 “정우영을 선발과 불펜 모두 고려하고 있다”며 “늘 찾던 5선발은 배재준과 김대현이 잘 안 되면 정우영한테도 기회가 갈 것”이라고 했다. 마무리투수는 지난 시즌 뒷문을 책임진 정찬헌에게 다시 맡기고, 정찬헌이 부진할 경우 신정락, 이정용을 대체 후보로 올려놓을 예정이다.
오키나와=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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