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문재훈 교수 “더위나 추위 유독 심하면 갑상선기능이상 의심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문재훈 교수 “더위나 추위 유독 심하면 갑상선기능이상 의심해야”

입력
2019.03.05 05:00
25면
0 0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불러일으킨다’는 뜻인 호르몬(hormone)은 장기 기능을 조절하는 인체 내 화학물질이다. 뇌 시상하부, 뇌하수체, 갑상선, 부갑상선, 췌장, 간, 위, 소장, 부신, 정소(精巢), 난소 등에서 분비된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되면 우울, 무기력증, 피곤함 등이 생긴다. 몸도 붓고 살도 찌고 변비와 이상지질혈증도 발생한다.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예민해지고 불면, 두근거림, 불안, 안구돌출 증상이 생긴다.

목에 있는 갑상선에 생기는 질환이라 해서 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만 나타나지 않는다. 바쁜 생활로 인해 ‘워라밸(일과 휴식의 균형)’이 깨지면 쉽게 갑상선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문재훈(43)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갑상선 기능 이상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을 들었다.

 -갑상선 질환이 최근 많이 늘었는데. 

“갑상선은 넥타이를 맸을 때 매듭이 위치하는 목 앞쪽 아랫부분의 갑상연골 앞쪽에 면해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나비 모양에 가깝고 주 기능은 갑상선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다. 갑상선호르몬은 전신의 모든 세포에 작용해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갑상선 기능 이상’이란 갑상선호르몬이 체내에 지나치게 많아 신진대사가 빨라지거나(갑상선중독증 또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호르몬이 부족해 신진대사 속도가 느린(갑상선기능저하증) 상태를 말한다.

갑상선 기능 이상은 여성에게 많다. 이와 관련해 여성호르몬이나 갑상선 기능 유지에 필요한 셀레늄 대사의 남녀차이가 거론되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갑상선중독증은 30~59세 환자가 전체 환자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45~49세 유병률이 가장 높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70대 남성과 60대 여성에서 가장 많다. 국내 갑상선기능항진증 유병률은 1,000명당 2.8명(남성 1.8명, 여성 3.7명), 갑상선기능저하증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15.9명(남성 5.2명, 여성 26.8명)이다.”

 -갑상선 질환을 자가 진단하는 증상이 있나. 

“갑상선중독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판이하다. 갑상선중독증은 더위와 체중 감소, 맥박수 증가(심계항진)가 흔하다. 기초대사율이 늘어 열이 많이 나면서 더위를 심하게 탄다. 또한 에너지 소비가 많아져 이를 보충하려고 많이 먹게 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체내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쓰므로 몸무게는 오히려 줄어든다. 갑상선호르몬 자체가 심장을 빨리 뛰게 해 심하게 두근거릴 수도 있다. 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줘 예민해지거나 화를 참지 못하고, 배변 횟수가 늘거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추위를 심하게 타고 피로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갑상선중독증과 반대로 체내 대사 속도가 줄어들므로 열이 덜 발생해 추위를 느끼게 된다. 에너지를 덜 소모하므로 몸무게가 쉽게 늘어난다. 피부 건조, 부종, 건망증, 우울감 등이 생기고 변비도 나타난다.”

 -갑상선중독증 원인과 치료법은. 

“원인의 80% 이상이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이다. 갑상선을 자극해 호르몬을 만들거나 분비를 늘리는 자가항체에 의해 생긴다. 다음으로 국내에서 흔한 원인은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중독증이다. 갑상선 자가항체 또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갑상선 조직에 염증성 변화가 생겨 조직이 파괴되면서 세포 내 갑상선호르몬이 누출돼 생긴다. 일시적으로 혈중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늘어난다. 다른 원인으로 갑상선종양, 하수체종양, 뇌하수체의 갑상선호르몬에 대한 선택적 내성, 영양막종양 등이 꼽힌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라면 1차적으로 항갑상선제 치료를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 한다. 갑상선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약을 끊는다. 다만 그레이브스병 재발률이 60% 정도여서 재발이 잦으면 방사성요오드치료나 갑상선절제술 같은 수술로 갑상선기능저하를 유도한 뒤 갑상선호르몬제 보충요법으로 갑상선호르몬 농도를 정상으로 유지한다. 한편, 갑상선염에 의한 일시적인 갑상선중독증은 별다른 치료 없이 증상만 조절하면 된다. 갑상선종양 때문이라면 방사성요오드치료 또는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원인과 치료법은. 

“가장 흔한 원인은 갑상선 세포ㆍ효소에 대한 자가항체에 의해 만성적인 갑상선 염증이 생기고 서서히 갑상선호르몬이 덜 생성ㆍ분비되는 만성갑상선염(하시모토갑상선염)이다. 갑상선 결절이나 암, 그레이브스병 치료로 갑상선을 절제했을 때, 경부(頸部)에 방사선치료를 받았을 때도 생길 수 있다. 이밖에 선천적 혹은 약물에 의한 후천적 이유도 있다. 요오드 섭취가 부족하거나 과다해도 발병할 수 있다. 드물게 뇌하수체 기능 손상으로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이 부족해져 갑상선호르몬이 제대로 생성ㆍ분비되지 못하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이나 요오드 섭취가 원인이라면 이를 없애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자가면역에 의한 만성갑상선염이나 수술ㆍ방사선치료 등으로 갑상선 기능이 영구히 손상됐다면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먹어야 한다. 합성 갑상선호르몬(레보티록신, LT4)을 투여해 치료하는데, 이는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T4와 같은 작용을 한다. 합성 티록신은 너무 적거나 많은 양을 투여할 때만 문제된다. 따라서 정기 검사를 받고, 적정량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다. 적정량을 복용하면 평생 먹어도 문제없고, 임신ㆍ출산에도 관계없다.”

 -갑상선 질환 치료 중 생활 관리는 어떻게 하나. 

“갑상선중독증, 특히 그레이브스병을 치료 중이라면 금연해야 한다. 흡연하면 항갑상선제 중단 후 갑상선중독증 재발률이 높고, 그레이브스병 환자 가운데 일부가 겪는 눈 주위 부종, 안구돌출 등이 많이 생긴다. 특히 갑상선기능이상 환자들이 ‘다시마환’ 같은 요오드 함유가 많은 식품을 자주 먹는데 금해야 한다. 김ㆍ미역ㆍ다시마 등 해조류도 제한해야 한다.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증상이 오히려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문재훈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질환을 치료하는 환자 가운데 ‘다시마환’ 등과 같은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먹는데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문재훈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질환을 치료하는 환자 가운데 ‘다시마환’ 등과 같은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먹는데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갑상선호르몬 기능 이상 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체내 대사량 감소) 

-추위를 심하게 느낀다.

-체내에 지방이 축적돼 체중이 는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몸이 붓는다.

-변비가 생긴다.

-건망증 우울감 무기력감 피로감이 든다.

-여성은 생리량이 늘어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체내 대사량 증가) 

-더위를 참기 힘들다.

-식욕이 증가하지만 체중이 준다.

-체온 상승 및 땀이 많이 난다.

-두통 및 심한 피로감 동반한다.

-화와 신경질이 잦아진다.

-설사가 잦고 배변 횟수가 는다.

-여성은 생리량이 줄고 생리주기가 길어진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