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로는 55년 만에 베트남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국 관계 정상화와 교류 활성화를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소득 없이 끝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는 기대 난망인 상황이지만 전통적인 우방들과의 협력 강화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당적, 정부적 내왕(왕래)을 활발히 벌리며 경제, 과학기술, 국방, 체육문화예술, 출판보도부문(언론) 등 모든 분야에서 협조와 교류를 정상화하고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 수령들의 뜻을 받들어 피로써 맺어진 두 나라, 두 당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대를 이어 계승해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일관한 입장”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보내준 지지와 지원에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양국 간 유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1일 저녁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환영 만찬 회에서 “두 나라 수령들의 숭고한 심혼이 어리어있다”며 “조선ㆍ베트남 친선의 역사를 피로써 새긴 두 나라 열사들의 공동의 넋이 깃든 베트남을 찾는 것은 너무도 응당한 것이며, 마땅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후 환영행사 후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쫑 서기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으로 북한은 큰 성과들을 이루었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사회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국민들이 삶을 개선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중앙통신은 회담에서 양국 간 정치ㆍ경제 형편들이 상호 통보되고,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 교환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의장대를 사열, 베트남 권력서열 2, 3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을 각각 면담한 사실도 전했다.
귀로에 오른 김 위원장이 중국에서 광저우(廣州) 등 남부의 개혁개방 상징 도시들을 들러볼지, 곧바로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지, 아니면 평양으로 곧장 돌아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동당역에서 평양까지 최단거리로 3,800㎞가 넘는다. 특별열차로는 66시간 이상 걸린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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