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절 기념식서 대화없이 악수만
‘미스터 국가보안법’으로 불리며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인 정의당 지도부와 언제 만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대표는 취임 첫날인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예방했지만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만나지 않았다. 정의당은 2012년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로 분당하기 전까지 통진당과 한솥밥을 먹었다.
황 대표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ㆍ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이정미 대표와 마주쳤지만 별다른 대화 없이 악수만 했다. 정당 대표 자리가 의석 수에 따라 이해찬ㆍ황교안ㆍ손학규ㆍ정동영ㆍ이정미 대표 순으로 배치되면서 행사가 진행된 1시간 30분 동안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칠 기회도 없었다.
정의당 관계자는 “황 대표 쪽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아예 없었다”고 밝혔지만, 한국당 측은 “여러 일정이 몰리면서 연락이 늦어졌다”며 “조만간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2ㆍ27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 “통진당을 해산한 사람이 누구냐”며 2013년 말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통진당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고 직접 변론에 나서 해산결정을 이끌어 낸 것을 최대 업적으로 내세웠다. 황 대표는 당시 “통진당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을 내부에서 붕괴시키는 암적인 존재”라고 강조했다. 당시 정의당 대변인이었던 이 대표는 “정부가 특정 정당의 해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2011년 민주노동당ㆍ국민참여당ㆍ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해 출범한 통진당은 2012년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갈라졌다. 그 해 10월 심상정ㆍ유시민ㆍ노회찬 등 이른바 신당권파가 정의당을 만들어 떨어져 나왔고, 통진당은 이후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의 여파로 해산됐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와 이 대표의 정식 만남이 조만간 ‘초월회’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적을 초월한 모임’을 뜻하는 초월회는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5당 대표가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국회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달 4일 모임이 예정돼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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