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위원장, 강제징용노동자상 합동참배
최근 탄력적 근로시간제(탄력근로제) 수용문제 등 노동현안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던 양대노총이 3ㆍ1절 일절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 용산역 앞 강제징용노동자상에서 합동참배행사를 열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은 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역 앞에서 ‘3ㆍ1운동 100주년 강제징용노동자상 합동참배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씨와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이희자씨 등도 참석했다.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선 이춘식씨는 “내년이면 100살이 된다. 삼일절에 이렇게 행사를 해주니 감사하고 눈물이 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희자 대표는 “이춘식 어르신이 함께 투쟁하고 재판에 참여한 동료들이 다 세상을 떠나서 마음 아파하신다”며 “다른 나라 사법부를 존중하지 않는 일본은 정말 파렴치하다”고 일본 정부에 대한 즉각적인 배상 이행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30일 이씨를 포함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 대해 일본기업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이 피해자 1인당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신일철주금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여했다. 양대노총은 강제동원 문제와 대일과거청산이 여전히 동아시아 평화의 걸림돌이라며 3ㆍ1운동 정신을 이어 일본의 사죄ㆍ배상을 받기 위한 행동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분단을 극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부산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들이 이날 일본 영사관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를 재시도한다. 울산 울산대공원 앞에도 노동자상이 추가로 설치된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은 2016년 8월 양대노총 등이 일본 교토(京都) 단바(丹波) 망간광산에 처음 건립된 후 이듬해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세워졌고, 인천 부평공원, 제주 제주항, 창원 의창구 용호동 정우상가에 각각 노동자상이 연이어 설치됐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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