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훈련 필요성엔 공감대…트럼프 유예ㆍ연기 가능성 발언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연합훈련의 유예나 중지, 항공모함 등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규모 훈련 조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군 당국은 다음달 4일부터 12일까지 7일간(휴일 제외) ‘키 리졸브(KR) 연습’을 ’19-1 연습’으로 이름을 바꿔 시행할 계획이다. 당초 1ㆍ2부로 나눠 2주간 실시하던 연습 중 2부 반격 연습은 생략하고, 13~15일 ‘작전개념 예행연습’(ROC-Drill) 개념으로 3일간 점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KR 연습에 이어 매년 3~4월 실시됐던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FE) 훈련’도 명칭을 바꾸고, 대대급 이하 규모로 축소해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휘소 연습인 KR 연습과 달리 실제 병력과 장비를 사용하는 독수리 훈련은 미국이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자산을 전개해 북한이 위협을 느껴 반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부터 북한과의 긴장 완화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훈련 일정을 축소하고 시나리오도 조정하려는 최근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한미 양국은 연합훈련 실시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의 첫 단계인 최초 작전운용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지휘소 훈련이 필요하고, 주한미국 입장에서도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취임 후 대비태세 점검을 위해 지휘소 연합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워게임(군사훈련)은 어떤 단계에서는 필요하고, 또 어떤 단계에선 그렇지 않다”고 말해 훈련 유예 또는 연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시적으로나마 불편해진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훈련 실시 여부는 곧 열릴 우리측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트럼프 대통령과 미 수뇌부의 논의 결과 등을 종합해 양국 국방장관이 협의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국방 당국은 조만간 군 통수권자들의 지침을 받아 훈련 일정 등을 발표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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