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안대교 하판 철구조물 파손
부산항에서 출항한 러시아 화물선이 광안대교를 들이 받아 교량 구조물 일부가 파손됐다. 선장이 술을 마신 상태였다.
28일 오후 4시 23분쯤 철제 코일을 싣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던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톤급)가 부산 광안대교 하판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광안대교 하판 철구조물에 가로 세로 각각 5m 가량의 구멍이 나고 가로 1m, 세로 5m가량이 긁혔다.
화물선은 광안대교 하판과 충돌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앞으로 운항했고, 화물선의 머리 부분에 있는 구조물이 다리와 충돌하면서 부러지자 화물선은 뒤쪽 방향으로 운항해 바다 쪽으로 빠져 나왔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선박은 다른 선박 통항에 지장이 없는 장소로 이동한 뒤 부산 남구 용호부두에 입항했다. 부산해경이 러시아인 선장을 상대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6%로 나왔다. 해상 음주운전 입건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이다. 음주 상태로 조타기를 직접 조작하거나 조작을 지시하지 않았다면 술을 마신 것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해경은 선장을 긴급 체포해 직접 운항 여부를 비롯해 출항하면서 정박해 있던 유람선을 들이 받은 것과 광안대교 충돌 사이의 연관성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은 광안대교 하판(대연동∼해운대 방향) 진입로 중 용호램프(49호 광장 램프)를 전면 통제한 차단한 채 전문가를 동원해 파손된 교량 구조물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시는 3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교량의 구조적인 이상 여부를 집중 점검한 뒤 차량 통행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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