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뜻밖에 사실상 결렬로 마무리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코스피는 2,2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 지수는 2% 후반대 하락세를 보였다. ‘대북 경제협력’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속절없이 떨어졌다. 최근 증시의 반등 요인이었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만큼, 향후 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39.35 포인트(1.76%) 내린 2,195.4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약보합세로 출발했으나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오전 중 하락폭을 줄여갔다. 그러나 오후 3시를 전후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가능성이 제기되자 급격히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752.16)대비 1.13포인트(0.15%) 오른 753.29로 출발했으나, 회담에 이상 징후가 알려진 오후 3시를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해 결국 20.91포인트(2.78%) 내린 731.25에 거래를 마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북 및 경협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주가는 오후 들어 패닉 양상을 보였다. 대표적인 대북주인 현대아산과, 현대아산 지분을 약 70%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는 각각 22.84%, 18.55% 급락했다. 남북한 철도연결 프로젝트 등에 참여 가능성이 있는 기업 주식도 하락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레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은 전날보다 2.25% 빠졌다. 두산인프라코어(-2.81%)와 현대건설기계(-4.27%)등 건설장비업체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남북 경협주로 꼽혀왔던 중소기업 주가는 더 크게 흔들렸다. 금강산 관광 수혜와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둬 주목 받은 ‘아난티’ 주가는 25.83%나 떨어졌다. 철도신호제어 시스템 개발 및 공급업을 주사업으로 하는 ‘대아티아이’는 21.57% 하락했다. 특수건설(-20.9%) 우원개발(-21.58%), 도화엔지니어링(-23.68%) 등 건설, 장비업체 등도 동반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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