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경찰, 아역배우, 레슬링 국가대표, 국제 줄넘기대회 금메달리스트.
다양한 이력들이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부터 주목된 출신 성분이었기에 보는 이들의 시선은 더 쏠렸다. 28일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한 새내기 경찰의 이력들은 그랬다. 이날 충북 충주시 소재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294기 신임 경찰관 졸업식’에선 1,804명의 신임 경찰관이 탄생했다.
지난해 7월 입교한 공채 1,503명과 특공대·무도·외사·사이버 등 경력경쟁채용직 301명은 경찰 직무수행에 필요한 법률과목과 실무교육을 이수, 294기 졸업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3월 4일부터 전국 각지에 배치돼 치안 현장에 투입된다.
특히 졸업생들의 다양한 경력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켰다. 김수연(27ㆍ여) 순경은 영화 ‘폭풍의 언덕’과 ‘육혈포강도단’ 등의 작품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교육 기간 동안 교내방송 아나운서로 활동한 김순경은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희태(29) 순경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째 제복을 입게 됐다. 의무경찰 출신의 손용석(29) 순경은 회사원 시절 강제추행범을 검거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운동선수 출신의 신임 경찰관도 대거 임용됐다. 강병찬(28) 순경은 2010년 말레이시아 국제 줄넘기대회 금메달 수상자다.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 신현진(28ㆍ여) 순경은 경찰특공대 전술여경에 임용됐다. 이석민(26) 순경도 경상북도 수영 대표 출신이다.
학군단(ROTC) 출신의 여성 경찰관 이보영 순경(28)은 히말라야 등반과 20대 여성마라톤대회 1위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밖에 경찰 입문을 위해 미국 영주권을 포기한 최은석(29) 순경과 헌혈 127회로 대한적십자사 금장과 은장을 모두 사상한 정태영(30) 순경도 화제를 모았다.
개교 32주년을 맞는 중앙경찰학교는 지금까지 경찰관 10만 명 이상을 배출했다. 현재 경찰 인력의 96%가 이곳을 거쳤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축사에서 “경찰은 안녕과 질서의 수호자로서 제복 입은 시민이며 ‘시민 동의에 의한 경찰’, ‘공동체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경찰’이 우리가 가져야 할 경찰 정신”이라고 당부했다.
충주=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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