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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싱가포르 노선 배정 탈락... 지역 홀대?

입력
2019.02.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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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첫 중장거리 직항 실패

지역항공사의 상징적 성장에 제동

“지역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배분”

“지방균형발전 기조에 역행” 비판

에어부산이 하반기 도입 예정인 중장거리용 항공기 A321neoLR.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이 하반기 도입 예정인 중장거리용 항공기 A321neoLR.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이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운수권 배분에서 부산-싱가포르 운수권 배정에 탈락하자 지역 경제계가 지역 홀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 25일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통해 부산-마닐라 노선(주 5회) 신규 운수권과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주 1회) 증대 운수권을 배분 받았다. 문제는 김해공항 최초의 중장거리 직항 노선인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을 배분 받지 못하며 지역항공사의 상징적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해당 노선은 경쟁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주 7회씩 배분 받았다.

지역에서는 부산을 연고로 지난 10여년간 성장해온 에어부산이 홀대를 받았다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높다. 에어부산은 현재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항공사다. 일부 항공사가 지역을 본사로 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인력 채용과 노선 운영이 수도권 중심이다. 더욱이 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이 16년 만에 배분된 만큼 향후 추가 배분 여지가 높지 않아 이번 운수권 탈락을 “지역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배분”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에어부산은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마닐라 노선과 울란바토르 노선을 배분 받았으나 울란바토르 노선의 경우 에어부산만 신청한 비경합 노선이었고, 마닐라 노선도 저비용항공사 중 에어부산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지역항공사에 대한 배려는 없는 셈이다.

에어부산은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으나 배정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이번 발표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김해공항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와 노선을 보유한 만큼 안정적인 운항, 운임 절감효과, 노선 활성화 등 모든 면에서 타 사보다 월등한 평가를 받을 거라 믿은 만큼 이번 결과가 충격적”이라며 “그간 에어부산이 지역민을 위해 지역을 근거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는데 그 노력이 인정받지 못해 허탈하다”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이번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획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에어부산은 지난 1월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적자를 감수하고 한 달여간 부정기 항공편을 띄웠다. 또 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을 겨냥, 오는 10월과 12월 비행거리 6400㎞까지 운항이 가능한 신기재 항공기 도입 계약도 마친 상태다.

지역 상공계 및 부산시도 이번 결과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김해공항 급성장에 대한 에어부산의 높은 기여도나 지역 인재채용 성과, 비수익 노선에 대한 안정적인 운항 등을 고려하면 당연 에어부산이 김해공항의 상징적 노선을 배분 받았어야 했다”며 “특히 에어부산이 김해공항에서 가장 많은 노선을 보유한 만큼 싱가포르로 가는 일본, 중국, 러시아 노선의 환승승객 유치도 가능해 지역 관광산업에도 효과가 컸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부산시도 아쉬워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전체 직원 중 동남권 인재 채용 비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왔으며, 동남권에 거주하는 직원 비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향토항공사’다.

이에 따라 이번 배분이 현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기조에 역행하는 판단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함께 향후 운수권 배분에서는 지역사회 여론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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