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팀은 안녕하십니까] SK 염경엽 감독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SK의 올해 기조는 유지된다. 지난 2년간 10개 팀 중 가장 많은 홈런(467개)을 때린 타선의 파워에 믿음직한 5선발 로테이션으로 통산 5번째 우승을 정조준 한다. 또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선수들이 성공 비결을 깨달은 것도 큰 무기다.
2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장소인 구시가와구장에서 만난 염경엽(51) SK 감독은 “SK의 기조는 바뀌는 게 아니라 이어지는 것”이라며 “그래야 구단도,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편하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팀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구상을 끝마쳤다. 2018년 나란히 40홈런 이상을 때린 제이미 로맥(34)과 한동민(30), 그리고 포수 마스크를 쓰고도 정교한 타격을 뽐낸 이재원(31)이 제 몫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최정(32), 정의윤(33)이 부활하면 ‘홈런 군단’의 위력은 배가 된다. 팀의 간판 타자 최정은 지난 시즌 홈런 35개를 터뜨렸지만 타율(0.244)이 아쉬웠고, 4번 타자 출신 정의윤은 73경기에서 홈런 11개에 그쳤다.
염 감독은 “최정이 작년에 왜 타율이 떨어졌는지 문제점을 느끼며 해결책을 찾아 자기 몫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정의윤도 가장 좋을 때 모습을 찾으면 최정-로맥-한동민-이재원-정의윤으로 3번부터 7번까지 이상적인 타순이 꾸려진다”면서 “5명이 버팀으로써 어린 선수들도 부담 없이 경기를 뛰며 성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린 정의윤은 일단 올해 주전 좌익수로 시작해 중견수 노수광(29), 우익수 한동민과 외야를 지킨다.

선발 마운드는 에이스 김광현(31)을 비롯해 4~5선발 자원 박종훈(28), 문승원(30) 등 검증된 토종 투수들이 중심을 잡는다. 다만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에 입단한 메릴 켈리(31)의 공백을 메우는 게 관건이라 앙헬 산체스(30)와 새 외국인 투수 브룩 다익손(25)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염 감독은 “1선발 김광현과 4~5선발은 다른 팀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관건은 결국 산체스와 다익손이 다른 팀 2~3선발과 매치업에서 얼마나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다. 둘이 자리를 잡아주면 10개 팀 중 우리 선발진은 3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팀 전력의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염 감독은 지도 철학인 ‘생각하는 야구’를 선수들에게 주입시켰다. 코칭스태프가 시켜서 하는 훈련이 아닌 선수 개인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게 잘못됐고 고쳐나가야 하는지 등을 깨닫기 위해 자율적인 훈련 분위기를 조성했다.
염 감독은 “꿈이 있으면 평범하고, 계획이 있으면 성공한다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며 “난 선수 때 ‘꼭 성공해야 돼’라는 꿈만 갖고 했는데, 성공하고 싶지 않은 선수가 어디 있겠나. 실천이 중요한 거다”라고 강조했다. 생각하는 훈련을 실천 중인 한동민은 “훈련 내용을 돌아보고 계획을 어떻게 세울지 꾸준히 메모하고 있다”고 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히어로즈 지휘봉을 잡고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하고 SK에서 단장으로 첫 경험을 한 그는 “어떤 감독이든 다 목표는 우승”이라면서도 “성적이 중요하지만 팀의 시스템을 만들고, 좋은 과정을 만들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본다. SK가 10년 그리고 20년 꾸준히 상위권에 있는 팀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오키나와=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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