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대구 목공예의 내공과 저력을 널리 알릴 것
“대구는 섬유 도시이자 목공의 도시였습니다.”
섬유와 목공은 언뜻 연결시키기 어렵지만, 한때 ‘동반성장’ 산업이었다. 초기에 사용하던 방직기나 재봉틀 등에 목재로 만든 부품이 많았던 까닭이다. 장세일(62)대림목공예 대표는 “섬유기계 부품이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고 섬유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나무 다듬는 기술을 가진 이들이 목공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면서 “예를 들어, 한때 전국 관광지에서 판매하는 목공예 기념품 중 80%이상을 대구에서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불로동에 장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브랜드 없이 중간 도매상들이 전국에 유통하다 보니 대구에서 만들었단 인식을 만들지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도 불로동이 목공의 메카입니다.”
목공예는 유행을 많이 탄다. 여러 번 트렌드가 바뀌었다. 한때 핸드폰 액세서리나 다탁 등 차 용품이 붐이었지만 스마트폰이 나오고 다도 열풍도 잠잠해지면서 다소 시들해졌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도장은 지금도 회자되는 불로동발 전국구 히트상품이다. 지금은 편백나무로 만든 주걱이나 안마기 등이 대세다.
1983년에 문을 연 대림의 주력 상품은 옛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가구들이다. 소반부터 침대, 협탁, 드레스장, 식탁, 다도 용품 및 제기까지 제작한다. 판매되는 제품의 50%는 주문제작이다. 장 대표는 “맞춤형 가구 하나 잘 들이면 집안 분위기 전체가 바뀐다”면서 “인테리어 취향이 고급해 지면서 맞춤형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뜻밖의 히트상품도 나왔다. 소반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반응이 뜨겁다. 처음엔 왜 사는지 몰라서 시장 조사를 해봤더니 아기 밥상이나 돌잡이상, 전시용 소품 등에 쓰려고 구매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겉모습은 인간문화재가 만든 것이나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은 20%에 불과하다. 인터넷에 더 저렴한 제품이 있긴 하지만 품질에서 차이가 난다고 했다.
“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건 아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한 섬유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내공이 담긴 작품들입니다. 겉만 그럴싸한 제품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의 요구와 트렌드다.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춰 소비층을 더욱 확대하는 것은 그 다음 목표다.
“인간문화재라면 전통 방식을 이어가는데 방점을 찍어야겠지만, 우리의 존재가치는 대중들이 목공예의 매력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섬유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구 목공예의 내공과 저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