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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북핵 동결-종전선언이면 김정은이 하노이 담판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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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북핵 동결-종전선언이면 김정은이 하노이 담판 승자”

입력
2019.02.27 19:20
수정
2019.02.27 20:3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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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 ‘핵신고 요구 완화’ 발언에 볼턴 등 강경파의 불만도 확산 

 WP “트럼프의 대북 접근법이 북과 협상서 좋은 방식일 수도” 

27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미디어센터(IMC)에 마련된 백악관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들이 취재준비를 하고 있다. 미 프레스센터는 당초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마련될 예정이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같은 호텔에 머물게 되자 전날 급히 장소가 변경됐다. 하노이=연합뉴스
27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미디어센터(IMC)에 마련된 백악관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들이 취재준비를 하고 있다. 미 프레스센터는 당초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마련될 예정이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같은 호텔에 머물게 되자 전날 급히 장소가 변경됐다. 하노이=연합뉴스

 | CNN 등 美언론 평가 

 “핵신고 요구한 美 원칙 흐려지며 제재완화만 주고 회담 끝날수도” 

 비건 ‘핵신고 요구 완화’ 발언에 볼턴 등 강경파의 불만도 확산 

 WP “ 트럼프의 대북 접근법이 北과 협상서 좋은 방식일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 누가 이번 북미 핵 담판의 승자가 될까. 미국 언론들은 대체로 비핵화 조치 부분에선 ‘핵 동결’, 미국의 상응 조치 부분에선 ‘종전선언’ 정도가 이뤄질 경우 김 위원장의 승리가 될 거라고 평가했다.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핵 신고를 요구했던 미국의 기존 원칙이 흐려지며, 미국의 과도한 양보로 이번 회담이 귀결될 수 있다는 미 행정부 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은 북한의 승리로 판단할 수 있는 성과 세 가지를 △종전 선언 △싱가포르 회담의 재연 △핵 동결로 꼽았다. AP통신에서 평양 지국장을 지냈던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ㆍ공공정책 센터장은 “종전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누구도 생전 이루지 못한 목표인 만큼 김 위원장이 이 같은 과업을 달성한다면 이는 북한 내부에서 최고지도자로서 권위를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의 경우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같은 모습을 반복하는 것 만으로도 ‘작은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상대하는 모습을 반복해 보여주고, 외교와 무역에 있어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며 중국과 한국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에서다.

아울러 자오 퉁 중국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센터 박사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아니라 비핵화 프로세스의 입구인 ‘동결’에 초점을 맞춘 합의가 나올 경우 김 위원장으로선 가장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은 비핵화 조치로 일정 부분의 제재 완화만 이뤄져도 북한에게는 적잖은 ‘성과’가 될 것이란 뜻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해 보는 장사를 하게 될 것이란 미 행정부 내 우려와 같은 맥락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북한에 대한 핵신고 요구를 완화하는 발언으로 백악관 내 강경파를 화나게 했다고 보도했다. 대북 매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측 직원들 사이에서 ‘비건 대표가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당시 강연에서 “비핵화가 최종 완료되기 전 미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모를 알아야 하지만, 미국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북한의 포괄적인 핵 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 초기 단계부터 핵 신고를 요구하던 미국의 기존 입장에서 크게 물러난 것으로 해석됐다.

보수매체인 폭스뉴스도 “많은 관료들이 특별히 우려하는 것은 협상이 불가능한 비핵화가 이제는 협상항목이 됐다는 것”이라며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대가 없이 공짜로 무언가를 주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반면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가장 좋은 방식일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 등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전략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직감적 본능으로 외교 정책 규정집을 찢어버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북핵 협상에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WP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합의)를 내려 북한에 외교적 인정과 경제적 보상을 섣불리 부여해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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