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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막후에서 전면으로... 비핵화 조율사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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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막후에서 전면으로... 비핵화 조율사 존재감

입력
2019.02.28 01: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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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 “대북제재 해제하면 한반도 프로세스에 도움될 것”

관영매체도 ‘쌍궤병행’ 강조… “北이 선수면, 中은 감독” 평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간 비핵화 담판 국면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이 자처한 협상의 막후 기획자에 그치지 않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선봉장 역할을 도맡아 할 태세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대북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적극적인 조처를 한다면 한반도 프로세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1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완화 관련 논의를 고려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촉구하던 것과 한참 달라졌다.

관영 매체도 목소리를 높였다. 미군 유해송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동창리 발사장 해체,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 등 북한이 취해온 일련의 조치를 거론하며 “미국은 그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따져 묻고 있다. 북한이 여러 가지를 행동에 옮긴 만큼 미국도 대북제재의 고삐를 풀라는 것이다. 그래야 형평에 맞다는 논리다.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건 북한과 미국이지만 전개 시나리오는 당초 중국이 주장하던 것과 너무 흡사하다. 중국은 줄곧 쌍중단(핵ㆍ미사일 실험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협상 동시 추진)을 해법으로 제시해왔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한창이던 2017년에는 북미 양측은 물론 한국 정부마저 무시하던 제안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화무드로 선회하면서 1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쌍중단은 현실이 됐다. 이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비핵화와 평화체제는 쌍궤병행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전문매체 38노스는 26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하노이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소외감을 느꼈다면 이토록 침착하고 여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때처럼 이번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내용을 설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선수라면 중국은 감독인 셈이다.

중국은 급기야 이번 회담이 “한반도 미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우며 치어리더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7일 “북한이 동창리와 영변 핵시설을 동결, 대륙간탄도미사일 파괴를 약속하면 미국은 경제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고 양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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