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준비하는 듯… ‘유치원 방문설’도
‘집사’ 김창선 부장, 만찬장 호텔 ‘사전 점검’
오수용ㆍ현송월 등은 할롱베이ㆍ하이퐁 향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 일정 두 번째 날인 27일 오전(현지시간) 숙소에서 머문 채 외부 일정을 가지지 않았다. 함께 온 참모들이 하노이 인근의 관광지와 산업단지 등을 둘러본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날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도 숙소인 멜리아 호텔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 평양에서 전용열차를 65시간 이상 타고 전날 베트남에 도착하는 강행군을 소화한 만큼, 일차적으로는 휴식을 충분히 취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날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 및 친교 만찬을 앞두고 숙소에서 관련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다. 다만, 오후에는 김 위원장이 외부 일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현지에서는 그가 북한 지원으로 설립된 하노이 시내 유치원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집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창선 국무위 부장 등은 이날 오전 9시쯤 호텔을 나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로 향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만찬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김 부장이 의전 담당인 만큼, 두 정상의 만찬에 앞서 호텔 내부에 대한 사전 점검을 위해서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오수용 경제담당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수용 노동당 외교담당 부위원장 등 다른 참모진들은 이날 오전 하노이를 떠나 관광지인 할롱베이로 향했다. 김평해 노동당 인사담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도 함께 나섰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북측의 의지가 담긴 일정이라는 평가다.
이들은 오후에는 하노이와 110㎞쯤 떨어져 있는 베트남 북부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산업단지가 있는 하이퐁 시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 공장과 휴대폰 업체 ‘빈스마트’, 농장인 ‘빈에코’ 등을 견학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퐁은 외국인 직접투자(FDI) 기업이 대거 몰려 있어 베트남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개혁ㆍ개방정책을 뜻하는 ‘도이머이(쇄신)’의 상징성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들 수행단의 하이퐁 시찰은 오는 3월 2일까지 베트남에 머무르는 김 위원장의 향후 방문에 앞선 ‘사전 답사’ 차원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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