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폄하 발언 이어 ‘설화’ 계속… 하태경 “꼰대 마인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인 홍익표 의원이 ‘20대가 보수적인 것은 반공교육 탓’이라는 발언에 이어 바른미래당을 ‘영향력 없는 정당’이라고 폄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을 대변해야 하는 홍 의원이 연거푸 설화에 휩싸이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오만한 행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 의원은 27일 TBS 라디오에서 자신의 ‘20대 발언’을 문제 삼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토론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진행자의 제안에 “저는 1당의 수석 대변인인데 그 사람하고 자꾸 엮이는 게 좋지 않다”며 “(바른미래당은) 소수ㆍ미니정당이고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홍 대변인은 하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자꾸 뭔가 정치적 논란을 만들어 자기 몸값을 올리려고 하는데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훈수를 뒀다.
홍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5ㆍ18 관련 토론회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당시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학생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줘 지금의 20대가 보수적’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에 휘말렸다. 또 홍영표 민주당원내대표가 20대 관련 발언에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을 때도 “사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엇박자를 냈다.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변인이 청년을 비하한 것이나 바른미래당을 비하한 것이나 본질은 똑같다”며 “젊은층, 소수층을 얕잡아보는 오만한 불통 꼰대 마인드”라고 비난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자신은 거대정당 제1당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고, 하태경 의원은 소수정당 사람이라며 오만의 끝판을 보여준 것”이라며 수석대변인직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논평을 통해 홍 의원을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홍 의원은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하태경 의원의 허위ㆍ왜곡 발언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부 바른미래당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게 유선상으로 이해를 구했다”고 했다. 하지만 홍 의원이 연거푸 구설에 휘말리는데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국민이 문재인 정권에 요구하는 모습은 지난 정부와 다른 겸손하고 소통하는 모습”이라며 “나만 옳다는 태도를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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