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대량 남획으로 절멸종…국내 최초로 유전자 정보 확인
일제강점기 대규모 남획으로 멸종된 독도 바다사자(강치)의 유전자(DNA) 정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가 2014년 4월 독도에서 강치로 추정되는 동물 뼈 5점을 채취해 부산대학교 해양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뼈 1점에서 DNA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고 이 뼈가 강치 뼈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강치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한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강치에 대한 1950년대 사진자료와 일본인의 남획 기록 및 증언자료만 보유하고 있었다.
과거 동해와 일본 북해도에 주로 서식했던 강치는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 독도가 최대 번식지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시절 대량 포획된 이후 개체수가 급감, 1990년대 중반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절멸종’으로 분류됐다. 지금은 대부분이 절멸돼 화석으로만 남았다는 의미다.
실제 일본은 1903년부터 1941년까지 독도에서 강치를 대규모로 남획했다. 기록에 따르면 1904년 한해 동안에만 약 3,200마리가 일본에 의해 포획됐다. 지난 1976년까지도 독도에서 발견됐다고 보고됐으나, 이후에는 서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달 3일 국제유전자정보은행(GenBank)에 강치 뼈의 유전자 정보를 등록했으며, 향후 국제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게재할 예정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도 작년 8월 독도에서 채취한 동물 뼈 9점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으며, 그 중 5점에서 강치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확인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지난해 11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 향후 강치 유전체 연구를 진행해 전체 유전자 정보를 밝혀낼 계획이다.
명노헌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일제강점기 시절 대량으로 포획됐던 강치의 흔적을 찾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에서 강치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한 최초의 사례로 앞으로 관련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추가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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