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3연임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우려를 표명했다.
윤 원장은 27일 금융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에서 (함 행장의 채용비리 사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률 리스크를 잘 체크해 달라고 저희 쪽에서 (하나금융 측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전날 은행 담당 임원 등이 하나금융지주 이사들을 따로 만나 최근 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추진 중인 함 행장의 3연임 작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채용비리에 연루돼 지난해부터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함 행장이 재판 결과에 따라 실형을 받게 되면 최고경영자 자리가 공석이 돼 은행 경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대외 신인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28일 회의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은 사실상 함 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날 면담에 대해 “민간은행의 인사에 개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며, 은행장 선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전적으로 이사회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은행 경영을 견제하는 사외이사의 책임을 다해달라는 당부도 전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015년부터 주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사외이사 면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편 윤 원장은 이날 조찬강연회에서 금융 소외계층이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금융 배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중점 감독 방향 중 하나로 ‘포용’을 제시하고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할 방침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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