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방송 인터뷰 “정의에 직면할 것”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에 빠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체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가 출국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국경을 넘는 건 물론, 리마그룹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ABC방송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과이도 의장)는 그냥 왔다 갔다 할 수 없다. 그는 정의에 직면할 것이다”라며 “정의는 그가 출국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진행자가 ‘과이도 의장을 체포할 것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나는 이 나라에서 누군가를 체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 법원에 내부 절차가 있고 집행기관이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법원은 군부와 함께 베네수엘라 내 대표적인 마두로 지지 세력이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은 체포 위협에도 고국에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DPA통신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콜롬비아 NTN24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죄수가 누구에게도 쓸모가 없듯 망명한 대통령(본인)도 마찬가지”라며 “나의 의무와 역할은 위험해도 카라카스(베네수엘라 수도)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은 구호품의 국내 반입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출국금지를 무시하고 지난 22일 콜롬비아 국경을 넘었다. 하지만 23일 전후로 콜롬비아, 브라질 등지의 국경을 폐쇄한 군이 반입을 시도하는 야권과 지지자들에게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발포, 4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치면서 구호품 반입 작전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과이도 의장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로 이동, 25일 미주 14개국 리마그룹 회의에 참석해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곳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과이도 의장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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