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베트남 동당역까지 이동하던 중 기관차를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접견지역까지 전용열차를 이끌었던 건 녹색 기존 기관차였지만, 동당역에 등장한 기관차는 노란색이었다.
김 위원장 전용열차를 동당역까지 이끈 기관차 ‘DF4D 3058’는 '둥펑(東風)4'의 약어로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중차(中國中車ㆍCRRC)가 생산하는 차다. DF4D 3,000번대 모델은 중국 전역에서 여객열차를 끄는 데 사용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중간 지점까지는 DF4D가 목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열차가 평양역을 출발해 중국 대륙을 종단할 때는 녹색 ‘DF11Z’ 모델이 열차를 이끌었다. 열차가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역에 정차했을 때까지만 해도 녹색이었던 만큼 그 이후 정차한 핑샹(憑祥)역 등에서 기관차를 교체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열차가 국경을 넘을 때 출발하는 국가(중국), 도착하는 국가(베트남) 중 어느 나라의 기관차를 사용할지 양국이 맺은 협정을 따른다. 이번에도 베트남 기관차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성능이 더 좋은 중국 기관차를 사용한 만큼 김 위원장이 베트남 방문에 있어 중국의 도움을 받은 모양새가 됐다.
심지어 김 위원장이 핑샹역에서 열차 자체를 옮겨 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베이징 소식통은 한 매체에 “김 위원장을 태우고 왔던 특별열차가 핑샹역에서 다시 난닝 방면으로 향하는 게 목격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핑샹역에서 미리 준비된 열차로 옮겨 탔고, 이곳에 남겨진 열차는 다시 중국 북측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열차 정비 뒤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갈 때 항공편 등 다른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