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ㆍ법조비리 이어 버닝썬 의혹... 강남 경찰 ‘검은 거래’ 왜 반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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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ㆍ법조비리 이어 버닝썬 의혹... 강남 경찰 ‘검은 거래’ 왜 반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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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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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빚어진 서울 역삼동 클럽 ‘버닝썬’. 버닝썬과 강남서 역삼지구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 14일 취재진이 버닝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경찰은 다른 나라 경찰인가?’

폭행과 ‘성범죄 약물’이라 불리는 GHB(속칭 ‘물뽕’) 유통 의혹에서 시작된 서울 역삼동 클럽 버닝썬 사건이 결국 관할서 경찰 유착 의혹으로 번지자 나오는 탄식이다. 2009년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 2015년 ‘정운호 게이트’가 있었음에도 ‘강남 경찰’은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씨와 영업사장 한모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씨와 한씨가 마약을 몰래 투약하거나 유통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버닝썬 대표 이모씨가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관할 강남경찰서 경제팀 소속 수사관 2명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증거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입장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관할서인 강남서가 버닝썬을 조직적으로 비호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경찰 내에선 ‘룸살롱 황제’ 이경백의 악몽이 거론된다. 10여년간 룸살롱을 확장해가다 2010년 덜미를 잡힌 이경백은 단속 정보를 제공받고 잡다한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강남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백 사건이 터지자 경찰은 한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찰들을 무조건 다른 서로 보내는 순환전보제도를 도입, 강남 일대 수백 명의 경찰을 대거 이동시켰다. 전ㆍ현직 경찰들의 모임 ‘무궁화클럽’의 양동열 사무총장은 “유착 관계를 끊기 위해 이경백 사건 당시 대규모 징계와 인사이동을 단행했음에도 결국 이런 의혹이 나왔다”며 “10년이면 유흥업계가 새로운 경찰관들을 매수하기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강남서의 특수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강남서에서 5년간 근무했다는 A경감은 “강남서 경찰관들은 관할 구역 내에 밀집해 있는 유흥업소,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특히 돈 냄새 풀풀 풍기는 거액 사기, 횡령 같은 경제 사건을 1년에 수백 건씩 다뤄야 하는 경제팀 소속 수사관들은 유혹에 더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강남서 수사관 2명도 경제팀 소속이다. 서울 시내에 근무하는 B경정은 “예전에는 파출소, 지구대 등 최일선 경찰관들에게 주기적으로 소위 ‘떡값’을 상납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수사 담당자에게 직접 접촉하는 식으로 유착 양태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힘 깨나 쓰는 법조계도 빠질 수 없다. 2015년 상습도박죄로 구속된 정운호 전 네이처리프블릭 대표를 둘러싼 법조비리사건 ‘정운호 게이트’ 때도 강남서 경찰관 2명이 법조 브로커 이동찬에게 금품을 받아 구속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때 되면 거론되는 ‘강남서 유착 의혹’을 확실히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이경백 사건 당시 서울시경 형사과장이었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은 “유흥업소가 관할서 경찰들을 길들이려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생리”라면서 “결국 강도 높은 관리감독으로 부패를 예방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일벌백계를 통해 유착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훨씬 크다는 것을 본보기로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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