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평생학습센터 초등학력인증제 1회 졸업생 배출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한 까막눈 어르신들이 평생학습센터에서 초등학력 교육을 받고 감격의 졸업장을 받는다.
충북 단양군평생학습센터는 28일 열리는 초등학력 인증 교육 1기 졸업식에서 박모(78·단양읍)씨 등 할머니 7명이 초등학교 졸업 인증서를 받는다고 26일 밝혔다.
이 센터는 2017년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력인정 성인 문해(文解) 교육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이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주민에게 문해교육을 통해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력 인정을 받으려면 전체 프로그램 240시간 가운데 160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이번에 인증서를 받는 할머니들은 이 프로그램의 첫 졸업생이다. 이들은 2017년 3월부터 2년 동안 한글과 기초수학, 기초영어, 교통과 소방안전 등 교과목을 성실히 이수했다. 원래 이들과 함께 1기로 입학한 어르신은 모두 10명이었다. 그러나 도중에 1명이 세상을 떠났고, 2명은 병치레로 병원 신세를 지느라 출석 일수를 채우지 못해 7명만 졸업하게 됐다. 출석 일수가 부족한 2명은 병세가 호전되면서 내년 졸업을 목표로 다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 센터의 초등학력 인증 과정에는 어르신 35명이 입학해 3단계(1~2학년, 3~4학년, 5~6학년)로 나눠 교육을 받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단양군내 20세 이상 성인 중 2,872명이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는 5,063명이 졸업하지 못했다.
단양군평생학습센터는 3월부터 예비중학 교육 과정을 개설해 중학학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권효주 평생학습센터 주무관은 “처음엔 ‘다 늙어서 배워 뭐하냐’던 어르신들이 글을 깨우쳐 스스로 버스도 타고 은행일도 보면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정규 교육 기회를 놓친 노인들에게 만학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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