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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제주노루가 다 어디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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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제주노루가 다 어디 갔을까?”

입력
2019.02.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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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동물에서 유해동물로 지정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제주 노루가 2013년부터 포획이 허용된 뒤로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제주도 제공.
보호동물에서 유해동물로 지정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제주 노루가 2013년부터 포획이 허용된 뒤로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제주도 제공.

보호동물에서 유해동물로 지정되는 등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제주노루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포획이 허용된 뒤로 개체 수가 급감해 적정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발표한 ‘제주노루 행동ㆍ생태ㆍ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노루 개체 수는 2009년 1만2,800여마리에서 한시적 유해동물로 지정돼 노루 포획이 허용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8,000여마리, 2016년 6,200여마리, 2017년 5,700여마리, 2018년 3,800여마리로 줄었다. 이는 도 세계유산본부가 적정 개체 수로 제시했던 6,110마리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앞서 2000년까지만 해도 제주노루는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로 인식돼 매년 겨울철 먹이주기와 밀렵단속 등 대대적인 보호운동이 펼쳐졌다. 하지만 보호운동 결과 노루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해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차량에 동물이 치여 죽는 ‘로드킬’로 인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는 부작용이 잇따랐다. 결국 도는 제주노루 개체 수를 관리하기 위해 2013년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한시적 유해동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발 400m 이하 지역에서 노루 포획이 허용돼 지난해 말까지 노루 7,032마리가 잡혔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천적으로 인한 자연감소분, 로드킬 등과 함께 제주노루가 유해동물로 지정된 이후 인위적인 포획이 늘면서 9년 만에 노루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유해 동물 지정 정책이 적정 개체 수를 유지하는 관리 측면보다는 포획에만 초점을 맞춰지면서 개체 수의 지나친 급감으로 인해 오히려 종 보존을 위한 정책이 필요할 시점까지 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도는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노루 유해조수 지정 및 포획 허가 연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적정 노루 수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 당분간 노루 포획을 중단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주노루가 적정 서식밀도를 유지하더라도 농작물 피해나 로드킬 등의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한라산국립공원과 주변 산림지역, 경작지대, 곶자왈 등 서식지별로 세부적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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