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을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구호단체 ‘천리마민방위’가 25일 “이번 주 중대 발표가 있겠다”고 예고했다. 김정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으로 2년전 살해당했다.
천리마민방위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글에서 “우리 조직은 어느 서방 국가에 있는 동지들에게 도움 요청을 받았다. 위험도 높은 상황이었지만 대응하였다”고 밝혔다. 공지는 100자 분량의 짧은 분량으로, ‘중대발표’에 대한 구체적 단서를 남기지는 않았다. ‘서방의 도움을 받았다’는 대목을 고려하면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사의 망명 소식일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망명이 확인된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내지, 다른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망명 소식이 거론된다. 천리마민방위가 김한솔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신상 관련 소식일 수도 있다. 천리마민방위는 이날 25일 추가 공지에서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는 분은 걱정 하지 마십시오”라며 무차별적인 폭로는 아니라는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이 전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시점에 천리마민방위가 폭로를 예고한 것이어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김한솔을 내세워 ‘이복형 암살’을 다시 부각하거나, 다른 망명자를 통해 북한 정권의 실상을 폭로할 여지도 있다. 김한솔 영상 공개 때의 파장을 감안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위원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천리마민방위는 지난 2017년 3월 김정남 암살 이후 행적이 묘연하던 김한솔의 동영상을 공개하며 등장했다. 이 외에도 “두명의 구출과 자유를 이루었다” “아래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어느 나라에 계시든지 가고 싶은 곳으로 안전히 보내 드리겠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남쪽 새 정부가 어떤 방향을 추구할지 기다렸다. 실망스럽게도 도움이 필요한 우리 민족 사람들의 보호를 위한 협조 움직임은 없었다”며 한국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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