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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의 하이킥] 다크호스vs그냥 어둠…음원 사재기 의혹, 어떻게 대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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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의 하이킥] 다크호스vs그냥 어둠…음원 사재기 의혹, 어떻게 대처할까

입력
2019.02.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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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로(리메즈),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닐로(리메즈),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19년에도 음원 사재기 의혹이 리스너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닐로가 지난 25일 발매한 새 디지털 싱글 '미운 날'은 26일 오전 엠넷,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 3개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위, 멜론과 지니에서는 2위, 벅스 3위를 각각 기록 중이다. 2017년 10월 선보인 첫 EP 앨범 타이틀곡 '지나오다'로 지난해 상반기 음원 차트 최정상에 등극한 데 이어 이번 신곡으로도 자신 만의 음원 파워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미니앨범의 선공개곡이기도 한 '미운 날'에 대해 닐로는 "가사 한마디부터 숨소리 하나까지 진심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저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개 문구를 적었다. 그러나 음원 사이트 리뷰창에서는 닐로를 향한 축하보다 의혹이 더 많이 포착되고 있다. 멜론 1.1점, 엠넷 2.7점 등 낮은 평점도 눈에 들어온다. 차트 위 순위는 누구보다 분명한 정주행이지만, 네티즌은 사재기 의혹을 지우지 않고 있는 것. 2019년에도 닐로는 여러 의미로 리스너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사실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 측은 지난해 '지나오다' 역주행이 사재기 의혹을 받자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정을 냈고, 지난달 문체부 측으로부터 '사재기 행위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았다. 다만 이는 사재기가 맞다 또는 아니다라는 결론과 다른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완전하지 않은 자료로 한정된 기간에 조사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당시 닐로와 함께 회신을 받았던 숀 측은 "누차 주장하였듯이 사재기를 비롯해 그 어떤 불법적인 행위도 하지 않았기에 그에 대한 단서나 증거가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닐로가 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건 네티즌이 '지나오다' 때도 지적했던 추이 때문이다. '미운 날'의 그래프가 닐로의 인지도나 평판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것.

이런 의혹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의 한 관계자는 26일 본지에 "문체부가 현장에 직접 개입해 조사할 법적인 근거는 없다. 따라서 자료를 요구하거나 조사할 계획도 지금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매뉴얼을 만들기 위한 실무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음원 사재기 관련 조사 권한을 넣는 개정 작업을 의원실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뉴얼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게 될까. 이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해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할 자료, 조사 절차, 모니터링 방식과 주체 등을 같이 연구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이런 매뉴얼의 취지는 음원 사재기 근절이다. 음악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26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음반 등의 유통질서 확립 및 지원이 그 이유다.

음악 산업의 창작자인 가수들 역시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저격하고 있다. 로꼬는 입대 전 신곡 '오랜만이야'에서 "돈으론 뭐든 사재끼지. 조작이 가능해. 내 친구도 제안받은 적 있고 그걸 작업이라 부른대. 난 궁금해. 그들도 나처럼 무대 위에서 행복을 느끼는지"라고 저격했고, 폴킴은 지난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도둑질 놔두니깐 합법인줄 아는듯"이라는 글을 올려 간접적으로 사재기 의혹을 비판했다. 그루비룸은 지난해 멘토로 참여한 Mnet '고등래퍼2' 음원 순위 캡처 화면에 사재기 의혹이 있는 노래를 자체적으로 지운 채 게재한 바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음원 차트가 나날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사재기 의혹을 볼 때마다 허무하다. 누군가는 '사재기를 안하면 바보'라고도 하지만, 요즘 대중을 속이기 어렵다. 당장은 법적인 제재가 어렵다지만 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들은 '음원 강자'가 아닌 '논란의 당사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3월 가요계에 에픽하이, 장범준, 블랙핑크, 뉴이스트, 태연, 마마무 등 전통적인 음원 강자들의 컴백과 '고등래퍼 3'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연곡 음원 발매가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닐로의 '미운 날'을 비롯한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곡들이 계속 자리를 계속해서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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