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종전선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앞선 남북 정상회담에서 잇단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끈 김 위원장이 베트남의 삼성전자 공장을 전격 방문해 경제협력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다는 예측 역시 나온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27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작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번에 북미 중심으로 종전선언을 끌어내고 이를 계기로 평화협정 체제로 바로 이동하는 경로도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4자가 아닌 북미 2자 간 종전선언이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에는 “남북은 지난해 평양 선언에서 사실상 종전선언으로 봐도 무방한 남북군사부문합의서를 도출했고 중국은 이미 미국, 한국과 국교 수립을 한 상태로 사실상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확약이 돼있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보면 평화협정은 4자, 즉 다자협상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므로 남ㆍ북ㆍ미ㆍ중이 얼마만큼 평화협정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느냐에 따라서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행보도 전망했다. 열차 대장정을 택한 김 위원장은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전 중국과 접경인 베트남 랑선성의 동당역에 도착했다. 우선 김 위원장이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 주석의 묘소를 참배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호치민의 영묘(靈廟ㆍ영혼을 모신 사당)는 국회의사당 맞은편인 하노이의 바딘 광장에 있다. 김 교수는 “호치민의 묘소가 바딘 광장의 지하에 있는데 100% 참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과 개혁개방 의지를 나타낼 수 있는 행보도 예상된다. 김 교수는 “국제사회 개발지원 방식인 베트남의 ‘도이모이(Doi Moi)’ 정책의 성공 사례 현장을 찾을 것”이라며 “그런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보여주는 지역을 가서 개혁개방 의지를 국제사회에 명확하게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이 높은 건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방문 여부다. 김 교수는 “베트남 현지의 삼성공장을 간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파격적인 행동이라고 봐야 한다”며 “서울 답방의 분위기 조성용일 수도 있고 남북경협에 대한 적극적 의지, 또 미국을 향해서는 대북제재를 풀고 남북경협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간접적인 시위 성격도 있다”고 해석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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