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도출을 위해 21~24일(현지시간) 매일 한차례 이상 협상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25일에도 협상을 이어갔다. 회담을 불과 이틀 앞두고 막판 의견 조율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숙소인 베트남 정부 영빈관에서 출발해 오후 5시 30분 비건 대표가 묵고 있는 하노이 시내의 파르크 호텔에 도착했다. 머무른 시간은 30분가량에 불과했지만 21일부터 내리 닷새째 의제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비건 대표는 앞서 오전 10시쯤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외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머물 예정인 JW매리엇 호텔에 방문했다가 김 대표와 거의 나란히 호텔로 돌아왔다. 김 대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동행했다.
수석대표 간 회동에 앞서 차석급 협의도 진행됐다. 김 대표를 보좌해 의제 협상에 참여해 온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30분 동안 파르크 호텔에 머물렀다. 미측 협상단 차석급인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등과 미리 합의문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이후 각급에서 연달아 이어지고 있는 협상을 추려보면 공개된 것만 21시간이 넘어간다.
북미 의제 협상은 최소한 정상회담 전날인 26일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6ㆍ12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합의문 협상을 이끈 성김 주필리핀 미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회담 당일 새벽까지도 만남을 가졌다. 북미는 현재 북한 영변 핵 시설 폐기 방법론과 그 외 핵물질 생산 시설에 대한 비핵화 조치와 더불어 대북제재 완화 등 보상조치와 관련해 냉∙온탕을 오가며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비건 대표의 일본 측 카운터파트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파르크 호텔을 찾았다. 다만 겐지 국장이 방문한 시점에 비건 대표는 한동안 숙소를 비웠다가 뒤늦게 돌아와 실제 만남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겐지 국장은 북미 회담일인 28일 이후까지 머무르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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