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원광대 전주한방병원ㆍ원광병원이 수십억 원의 임금을 체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직원들은 대출까지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지만 병원 재단인 원광학원은 경영난을 이유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5일 학교법인 원광학원 등에 따르면 전주한방병원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8년째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 직원들이 받지 못한 임금 피해액만 28억여원에 달한다. 1인당 체불임금은 5,000여만원에 이르며 의료진과 직원 등 100여명의 종사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직원들이 1년 중 정상적인 월급을 받는 달은 7~8개월에 불과하고 나머지 달에는 기본급의 경우 50~80%만 지급받고 있다. 병원 한 직원은 “임금 체불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생계가 막막해 대출로 생활비를 메우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만두지 못하고 근무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원광학원 산하기관인 원광대 전주한방병원ㆍ원광병원은 재단과 별도의 독립채산형태로 운영 중이며 현재 110병상을 갖추고 있다. 매출은 연간 100억원정도 올리고 있지만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커 매년 적자경영으로 운영난을 겪어왔다.
직원들은 병원이 재단 측과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지만 사실상 재단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 노조 관계자는 “한방병원은 재단과 학교 이미지를 대표하는 시설이다”며 “하지만 재단이 산하기관 직원의 고충을 방치하며 8년째 임금체불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원광학원 관계자는 “한방병원의 특성상 계절적 요인에 따라 매출이 매달 들쭉날쭉한데다 매출 대부분을 인건비로 지출해 적자운영이 불가피했다”며 “재단에서도 직원 고충을 인지하고 있어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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