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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심사 꼴등이 면접서 1등?”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공모 또 ‘악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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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심사 꼴등이 면접서 1등?”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공모 또 ‘악취’

입력
2019.02.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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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광주사업소 내에 조성된 미로공원 전경. 광주환경공단 제공
광주환경공단 광주사업소 내에 조성된 미로공원 전경. 광주환경공단 제공


광주환경공단이 신임 이사장을 찾기 위해 두 번째 공모에 나섰지만 또다시 후보자 추천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전내정설을 낳았던 특정 인사가 후보로 추천된 데다, 해당 인사의 자질과 도덕성, 적격성 문제도 도마에 오르면서 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광주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25일 5명의 지원자를 상대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광주지역의 한 환경운동단체 이사장을 역임한 K씨 등 2명을 임명권자인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이사장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자 중 K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K씨를 이사장 후보로 지명하고 광주시의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임추위가 추천한 1순위 후보자를 지명하는 게 통상적인 데다, 이미 공모 과정에서도 “K씨가 낙점될 것”이라는 사전내정설이 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K씨에 대한 이사장 후보 추천 및 지명을 놓고 공단 내부에서조차 “자격과 능력이 가장 뒤떨진 인사가 후보로 추천됐다”는 뒷얘기가 나오는 등 적격성 시비가 일고 있다. 실제 환경공단과 직무관련성이 있는 K씨의 경력은 환경단체 이사장 역임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씨는 2004년 음주운전에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된 전력까지 드러나면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K씨를 이사장 후보로 추천한 임추위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1차 서류 심사 합격자(3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줬던 K씨에게 2차 면접에선 최고 점수를 부여하며 이사장 후보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당초 후보자들이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와 관련 자격증, 자기소개서 등을 토대로 기업 경영 능력, 리더십, 경영혁신 추진력, 전문성, 기업성ㆍ공익성 조화 능력을 평가하는 서류 심사에서 K씨에게 합격자(3명) 중 최하위 점수를 줬다.

하지만 임추위는 평가의 정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서류심사 평가 요소를 20개 항목으로 더 세분화해 실시한 면접 심사에선 어찌된 일인지 K씨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 덕분에 K씨는 1순위 후보로 추천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임추위가 K씨를 추천하는 과정에 이 시장과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돌고 있다. 임원추천위원 7명 중 이 시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위원들(4명)이 이 시장 의중이 담긴 특정 인사 추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씨를 이사장 후보로 사실상 지명한 이 시장을 두고도 삐딱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이 시장은 지난해 12월 1차 공모 당시 사전내정설에 휩싸였던 자신의 선거 캠프 출신 인사 J씨를 후보로 지명, 인사청문회에 올렸지만 J씨 역시 자질 문제 등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이 시장 스스로 혁신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을 샀다. 공단 안팎에서 “K씨도 자질 논란 등으로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뒷담화까지 나오자 직원들 사이에선 자괴감도 커지고 있다. 한 직원은 “공모 때마다 이사장 후보로 감도 안 되는 인사들이 추천되면서 볼멘소리를 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이 시장이 줄곧 입에 달고 다니던 공공기관 임원직 3대 인사 기준(전문성ㆍ청렴성ㆍ방향성)과 혁신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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