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관광 홍보 기회로 적극 활용
베트남 관광청이 북미 정상회담 취재 차 하노이를 방문 중인 해외 언론인들에게 무료 관광기회를 제공하고 나섰다. 베트남에서 관광산업은 전체 경제규모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산업인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번 정상회담을 자국 관광자원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25일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정상회담 취재 기간 하노이 인근 주요 명소 관광을 희망하는 해외 언론인들은 미디어센터에 등록만 하면 무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대상지는 하노이 동쪽의 할롱베이, 남쪽의 닌빈 등 차량으로 2시간 가량 걸리는 곳들이다.
구체적인 관광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지 소식통은 “27일부터 3월 1일까지 사흘간”이라며 “27~28일 열리는 정상회담 취재를 목적으로 온 기자들이 과연 얼마나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 정상회담은 28일 마무리 될 예정이지만, 베트남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공식 방문행사를 3월 2일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광청은 또 이와 별도로 이날 오후 대우하노이 호텔에서 ‘베트남 관광산업’을 주제로 기자회견도 개최한다.
이처럼 베트남은 북미 정상회담을 자국 이익 극대화로 연결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선 성공적인 회담 개최가 전제 조건이 되는 만큼,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무결점’ 행사 준비를 각 부처에 주문을 해놓은 상황이다.
앞서 하노이증권거래소(HNX)에서 열린 새해 증시 개장 행사에서 푹 총리는 “베트남은 투자환경이 좋고, 올바른 방향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베트남이 가고 있는 이 길에 힘을 더 실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상회담이 베트남의 경제ㆍ사회적 성장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높아진 국제 위상을 적극 활용해 ‘베트남’이라는 이름이 널리 울려 퍼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기관들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며 분위기를 띄운 바 있다. 아태경제연구소의 응우옌 깐 빈 부소장은 베트남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해 당사국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신뢰를 받는 새로운 베트남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의 소득은 물론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베트남은 내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게 된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레 홍 히엡 연구원은 “북미회담 유치가 베트남 경제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정상회담에 대한 집중적인 보도로 관광객이나 투자자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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