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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몸 붙어 태어난 샴 쌍둥이, 17세 생일을 맞다

입력
2019.02.26 04:40
수정
2019.02.28 11: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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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의 말리야(왼쪽)와 켄드라 헤린. 가족블로그 herrintwins.blogspot.com.
2013년 4월의 말리야(왼쪽)와 켄드라 헤린. 가족블로그 herrintwins.blogspot.com.

샴 쌍둥이(Siamese twins)라 불리는 결합쌍둥이(conjoined twins)는 다수정란이 온전히 분리되지 않아 몸 일부가 붙어 태어나는 쌍둥이다. 임신 20만 건 중 1건꼴로 저 현상이 빚어지지만, 40~60%는 사산(死産)되고, 태어난 아이도 약 3분의 1은 직후 숨을 거둔다. 4, 5세가 되면 받는 분리 수술도 위험하고, 결합 양상에 따라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래서 분리 수술은 의료ㆍ생명 윤리의 쟁점 중 하나였다. 소위 ‘정상’의 범주와 자녀 생명에 대한 부모 선택권이 허용되는 한도 논란이 그것이다. 물론 근년에는 아이의 ‘평범한’ 삶의 권리를 더 중시해 부모가 적극적으로 원할 경우 경제적 문제 등 다른 조건들이 허용된다면 분리 수술을 시행한다.

2002년 2월 26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의 유타대 메디컬센터에서 태어난 샴 쌍둥이 켄드라(Kendra)와 말리야 헤린(Maliyah Herrin)의 결합 정도는 심각했다. 그들은 상복부 위쪽은 각각 얼굴과 두 팔을 가진 개별적 존재였지만, 장과 방광, 간 등 다수의 장기를 공유했고, 신장도 하나밖에 없었다. 분리 수술의 생존율과 인체 적응도 난관이었지만, 둘 중 하나는 분리 수술 뒤 별도의 신장 이식수술을 받아야 했다. 다시 말해 한 명에게 선택적으로 더 큰 위험을 안겨야 했다.

켄드라와 말리야는 만 네 살 반이던 2006년 8월 7일 분리 수술을 받았다. 드리스콜(Driscoll) 아동병원 의료진은 26시간의 수술 끝에 둘을 성공적으로 분리했고, 자매는 9월 17일 퇴원했다. 하지만 신장을 얻지 못한 말리야는 이듬해 7월 어머니(당시 26세)의 신장을 이식받기까지 혈액투석을 받아야 했고, 2015년 신장 거부반응이 시작돼 2018년 5월 재이식 수술을 받았다.

둘은 각각 하나씩 새로 얻은 의족 등 각자의 몸에 적응해 왔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녀야 한다. 수술 전과 직후인 2002년과 2007년 오프라 윈프리 쇼 등을 통해 알려진 바 둘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침대 위를 오르내리는 등의 장난을 즐긴다고 했다. 이제 그들이 만 17세 생일을 맞이했다. 더 많은 것에 적응해야 하고, 더 험난한 것들에 도전해야 할 것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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