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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일’이 된 북미 싱가포르 회담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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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일’이 된 북미 싱가포르 회담 ‘말말말’

입력
2019.0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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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성명에 서명을 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성명에 서명을 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내놓았던 약속 대부분이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약속은 물론,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한 발언 상당수가 ‘없던 일’이 됐다. 이에 따라 2차 정상회담에서 약속 이행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지 주목된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의 대표사례는 평안북도 철산구 동창리의 대형 로켓엔진 시험 시설과 발사대 폐기다. 1차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빠른 시일 내 폐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했다. 이후 김 위원장이 말한 시설이 동창리 시험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2017년 북한이 액체연료를 쓰는 신형 고출력 엔진 연소 시험을 하고, 이 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한 곳이다.

실제 지난해 8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엔진시험대의 구조물 해체작업 모습이 관측됐다. 한달 뒤 ‘9ㆍ19 평양 공동선언’에서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고 재차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폐기작업은 물론 전문가 참관도 이뤄지지 않았다. 8개월이 지난 하노이에서 다시 한 번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1차 회담 전후로 쏟아져 나온 ‘공언’들도 ‘허언’이 될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나흘 전 “이번 회담이 잘 진행되면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대할 것”이라고 했다.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평양에 갈 계획인가’ 묻는 질문에 “언젠가 갈 것이고 기대하는 순간이다. 적절한 시점에 김 위원장도 백악관으로 초청할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평양과 백악관 모두 2차 회담 장소 후보지에도 들지 못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마저도 “후속 회담 진척된 후의 이야기”라고 덧붙인 만큼 시기상조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싱가포르 공동성명 항목은 내용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이행 여부를 판단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은 2018년 4월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힌 3항은 물론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희망에 따라 새로운 미북 관계를 수립한다’는 1항도 진전이 미미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다만 4항이었던 ‘전시 포로ㆍ행방불명자 유골발굴 및 송환’은 다소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 북한은 미군 유해 55구를 미국에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유해 발굴ㆍ송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북한 지역에 남아 있는 미군 유해는 5,300여 구로 추산된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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