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권 실버대전] 미래 실버세대 3040에도 공들이는 은행들

입력
2019.02.25 04:40
19면
0 0

<상> 은행권 시장 선점에 사활

신한은행이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본점 대강당에서 3040미래설계 콘서트 ‘퇴근 후 100분’가 진행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이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본점 대강당에서 3040미래설계 콘서트 ‘퇴근 후 100분’가 진행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30, 40대를 위한 은퇴교육강좌 ‘3040 퇴근 후 100분’을 시작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언뜻 어울리지 않아 뵈지만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실에서 일찍부터 노후 생활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획 당시 우려가 무색하게 지난해 4월 첫 강좌부터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아 곧바로 다음달에 수강 인원을 두 배(100명→200명)로 늘린 추가 행사를 개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행사도 조만간 개최할 예정인데 신청자가 몰려 접수가 금세 마감됐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웰리빙그룹 자산관리(WM)사업단 내 5개 조직 중 연금사업부와 은퇴설계센터를 합쳐 ‘연금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연금사업부의 본부 격상은 은행권에서 처음이다. 5월엔 연금자산관리센터를 개설해 연금 고객에게 1대1 맞춤 자산관리 및 수익률 컨설팅을 제공하는 연금자산 전용 디지털 프로세스(Digital Process)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연금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커져 연금사업을 대폭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50, 60대 은퇴자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연금저축 등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 실버세대’ 30, 40대에게도 손을 내밀며 시장을 선제적으로 다지고 있다. 평균 기대수명이 82세를 넘어섰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가시화하면서 은퇴시장은 금융권의 불황을 타지 않을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은행 영업 활로가 된 은퇴시장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신한미래설계’(신한) ‘KB골든라이프’(국민) ‘행복knowhow’(하나) ‘웰리치 100’(우리) ‘NH All 100 플랜’(농협) ‘IBK평생설계’(기업) 등 고유 브랜드를 내세워 은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연금수령 우대통장, 증여세 절감 및 상속 컨설팅 서비스, 은퇴금융교육 등 은퇴자 특화 서비스로 고객들을 유치하는 한편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적극 개발해 중장년층 및 노년층을 공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6년 은행권 최초로 건강관리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 행복건강 서비스’를 선보였다. KB고객 전용 콜센터와 모바일앱을 통해 전문의 건강상담, 병원 예약, 심리 상담 등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지금까지 1만명의 고객이 이용했다.

국민연금공단 주거래 은행이기도 한 우리은행은 금융시장에서 5060세대의 성장성에 주목해 지난해 시니어마케팅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노년층 고객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유휴공간을 활용한 모임공간 ‘시니어센터’를 조성하고, 맞춤형 금융 정보를 공유하는 강좌를 제공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자사 계좌로 연금을 수령하는 고객에게 연 2회 부부가 국립공원을 탐방할수 있는 ‘IBK평생설계 부부힐링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는 손자녀 작명이나 경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200여 개였던 은퇴설계 특화 상담창구를 최근 전국 800여 개로 확대했다. 특히 고령인구가 몰려있는 농어촌 구석구석에도 점포가 있는 장점을 살려 관련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저작권 한국일보]우리나라 고령인구_신동준 기자/2019-02-24(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우리나라 고령인구_신동준 기자/2019-02-24(한국일보)

◇퇴직연금만 170조, 선점경쟁 치열

은행들이 은퇴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2000년 진입했고, 2017년엔 노인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앞서 저출산ㆍ고령화로 다양한 경제ㆍ사회적 문제를 겪었던 일본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24년(1970~1994년)이 걸렸는데 우리는 이보다 7년이나 빠른 것이다. 고령화 속도는 더욱 빨라져 노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시기는 2025~26년쯤으로 전망된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생)가 2020년부터 고령인구로 대거 진입하는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17년 말 기준 167조원(자본시장연구원 집계)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하며 2013년 이후 4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월급처럼 매달 연금 수령하는 시니어 고객을 유치하면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은행들이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려는 경쟁이 한층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KB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광주에서 개최한 은퇴고객 대상 ‘KB골든라이프 60+금융세미나’에서 노년기 금융자산 관리방법에 관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광주에서 개최한 은퇴고객 대상 ‘KB골든라이프 60+금융세미나’에서 노년기 금융자산 관리방법에 관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이창호(왼쪽에서 세 번째) 농협은행 부행장과 이수빈(왼쪽에서 네 번째) 서대문50플러스센터 센터장이 은퇴금융 관련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이창호(왼쪽에서 세 번째) 농협은행 부행장과 이수빈(왼쪽에서 네 번째) 서대문50플러스센터 센터장이 은퇴금융 관련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