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강원 화천군 교육복지
올해부터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
중고생 교복비ㆍ보육환경 개선 호평
강원 화천군에 거주하는 고3 수험생 학부모 김동완(50)씨는 최근 큰 짐 하나를 덜 수 있게 됐다. 내년 둘째 딸이 대학에 입학하면 화천군으로부터 등록금과 수업료 모두를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가 예능 계열이라 과외비와 함께 대학 등록금이 내심 걱정됐었는데 한시름 덜었다”며 “내년에는 군대에서 전역하는 아들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각인된 ‘산천어축제’ 지역인 화천군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교육복지다.
군은 올해부터 전국에선 처음으로 이 지역 출신 대학생들에게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첫째 자녀의 경우 학기당 100만원, 둘째 아이 등록금의 70%, 셋째 아이부터 지원했던 대학 등록금을 올해는 모든 자녀로 확대했다.
부모의 소득수준과 상관 없이 입학 전까지 화천에 3년 이상 거주하면 최대 4년 내내 대학을 공짜로 다닐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성적이 첫째 자녀는 학기 성적이 평균 3.0이상 둘째와 셋째는 각각 2.5, 2.0점을 넘어야 한다.
군에선 올해 이 지역 출신 대학생 1,500여명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6억원 가량의 관련 예산은 일회성 경비와 행사를 줄여 마련했다. “농촌가정에서 가장 큰 부담을 차지하는 교육비 지출을 줄여주는 한편 지역인재 양성, 나아가 수년 뒤 인구 늘리기 효과까지 ‘1석 3조’ 기대하고 내놓은 정책”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은 또 이 지역 출신 대학생들에게 월 50만원의 거주비도 지원한다. 해외로 나간 유학생들에게도 학비와 생활비 일부를 보내준다. 지역 내 2030세대에겐 온ㆍ오프라인 공무원 시험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해 취업준비까지 도와준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파격적인 지원이다.
화천군의 중고생 교육ㆍ보육지원 정책 역시 전국에선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군은 일찌감치 2008년 하남면에 고교생 학습관을 마련, 서울 강남과 목동 못지 않은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부모들의 입장에선 그 만큼 교육비 부담이 줄어든다. 그 결과 군내 고교 출신의 대학 합격률은 매년 100%에 가까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은 올해 더 넓은 세상을 체험하고 싶은 중고생 56명에게 해외 배낭여행 비용을, 중고교 신입생 315명에게 동·하복 한 벌씩 교복비까지 지원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교육과 보육 문제를 자치단체가 해결해 주면 군민들의 생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지역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파격지원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화천군 교육복지 정책의 지향점은 ‘3유(有), 3무(無)’다. 주민들이 육아비용과 교육비, 장래 걱정 없이, 아이들에게 웃음과 꿈, 미래를 안겨주자는 의미에서 설정됐다.
이를 위해 최 군수와 화천군에서 꺼내 든 카드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고장 만들기’ 프로그램이다.
2017년부터 화천읍과 상서면, 사내면 등지에 ‘어린이 돌봄센터’를 만들어 워킹 맘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아이들의 학습능력 향상도 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화천군이 직접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채용한 것도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최 군수는 “초중고생은 물론 가임기 신혼부부에서부터 대학 졸업생,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생애 맞춤형 지원을 통해 내실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화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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